여의도 금융감독원.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금융감독원이 금융소비자 보호 체계를 '사후 제재'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면 재설계한다. 복잡한 상품 설명을 줄이고 핵심 위험을 전면에 배치하는 한편, 취약계층 보호와 디지털 금융 리스크 대응까지 동시에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를 열고 상품 설명 내재화, 디지털 리스크 대응, 불공정 관행 개선 등 7개 안건에 대해 논의했다고 26일 밝혔다.
논의 결과 금감원은 공모펀드 투자설명서를 전면 손질하기로 했다.
일반 소비자 대상 테스트 결과 91.6%는 '설명서가 길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험 설명이 부족하다는 응답도 49.6%에 달했다.
지적 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금감원은 소비자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최소 분량으로 핵심 투자 위험을 모아 설명하는 '펀드 핵심위험 표준안'을 마련한다. 간이투자설명서 첫 페이지에 원금손실 가능성, 최대 손실률, 핵심 위험 4개를 요약해 제공하는 방식이다. 또 소비자에게 친숙한 용어와 시각자료를 활용해 읽는 설명서에서 보는 설명서로 바꾼다.
보험상품도 개편 대상이다. 현재 보험 민원 중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이 57.4%를 차지할 만큼, 약관 이해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금감원은 약관 간소화, 용어 순화, 인포그래픽 도입, AI 챗봇 활용 등을 통해 '읽어도 모르는 약관' 구조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은행권 관행도 개선된다. 현재는 최저생계비(250만원)가 압류금지 대상임에도 입증 전에 상계부터 진행하는 사례가 일반적이다. 앞으로는 입증자료 범위 확대, 사전 안내 강화, 충분한 준비 기간 부여를 통해 취약계층 보호를 강화한다.
디지털 리스크 대응도 핵심 축이다. 금감원은 사고 후 제재에서 사고 전 예방으로 감독 방식을 전환한다. 주요 내용은 ▲IT 자산 관리 강화 ▲취약점 상시 점검 ▲고위험 금융사 집중 관리 등이다. 특히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통해 CEO·CISO 책임 강화 및 징벌적 과징금 도입 등 제도 기반도 마련한다.
보이스피싱 대응도 바뀐다. 현재 금융회사 평가는 법적 근거 없이 운영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앞으로는 전담 인력·설비 의무화, 평가 지표 정교화, 미흡 시 시정조치 등을 통해 형식 평가에서 실질 대응으로 전환한다.
이번 대책은 단순한 제도 개선이 아니다. 상품 설명 방식, 금융사 내부통제, 감독 체계까지 전면 개편하는 구조 변화로 읽혀진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 신뢰를 저해하는 구조적·관행적 요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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