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심화 시 개방”·환경단체 “지금 열어야”
기존 대응 취지와 실제 계획 사이 괴리 지적에
기후부 “보 개방은 선제 아닌 녹조 심화 대책”
10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동읍 본포취수장에 녹조 유입을 막고자 물이 분사되고 있다. /김구연 기자
정부가 낙동강 녹조 대응 핵심 대책으로 내세운 8개 보 개방을 두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녹조 발생 전에 먼저 움직이겠다고 해놓고 실제 개방 시점은 녹조가 본격화하는 7~8월로 잡혀 있기 때문이다. 유세 남세균 증식이 심해지기 전에는 보를 개방할 계획이 없다는 뜻이다. 그간 정부가 내세운 ‘선제 대응’ 방침이 사실상 보여주기식 정책 홍보에 불과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10일자 1면 보도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달 15일 ‘제1차 녹조계절관리제’를 발표하며 기후위기로 심해지는 녹조 문제에 선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정부가 내세운 핵심 대책 중 하나가 낙동강 8개 보 순차 개방이었다. 물 흐름 정체로 녹조가 반복되는 낙동강에서 보 수문을 열어 체류 시간을 줄이고, 녹조 발생과 확산을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정부가 실제 검토 중인 보 개방 시점은 7~8월이다. 이미 낙동강에는 올해 첫 조류경보가 발령됐다. 유해 남조류 세포 수도 늘고 있다. 선제 대응이라는 말 그대로라면 녹조가 극심해지기 전에 수문 개방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장마 후 녹조 확산 시점을 고려하고 있다.
이른 개방을 하지 않는 배경은 낙동강 취·양수장 개선 미비, 농업용수 이용, 주민 협의 필요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물관리총괄과장은 “낙동강 취·양수장 개선이 충분하지 않아 당장은 개방에 제약이 있다”며 “농업용수 이용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2~3일 정도 수위를 낮췄다가 회복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 “지역 주민들과 협의를 거쳐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설명은 또 다른 의문을 낳는다. 취·양수시설 개선 미비와 농업용수 문제, 주민 협의 필요성은 갑자기 드러난 변수가 아니다. 낙동강 보 개방 논의가 이어질 때마다 반복해서 제기되던 쟁점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녹조계절관리제를 발표할 당시 이 같은 제약을 검토하고도 ‘선제 대응’을 내세웠던 것인지, 그게 아니라면 실제 실행 가능성을 제대로 따지지 않고 발표부터 한 것인지 물음표가 남는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대응을 보면 이전 정부나 지금 정부나 다른 점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며 “현재 수온이 이미 26도 안팎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지금보다 날이 더 더워지면 녹조 대발생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녹조 발생이 시작된 만큼 수문을 열어 물을 순환시켜야 한다”며 “지금처럼 조류경보가 내려진 초기 단계에서 낙동강 8개 보를 여는 것이 맞지, 물을 가둬둔 채 기다리는 것은 녹조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키우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기후에너지환경부 물관리총괄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 개방은 애초부터 선제 대응 대책이 아니라 녹조가 심화할 때 시행하는 비상관리 대책이라고 반박했다.
보 개방 정책 담당자는 “녹조계절관리제 선제 대응은 오염원 저감 등 사전 관리에 해당하며, 보 개방은 녹조가 심해질 때 물 흐름을 개선해 녹조를 줄이려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또한, 보 개방 시기는 국립환경과학원과 함께 효과가 큰 시점을 분석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민 협의와 농업용수 이용 문제 등을 고려해 현재로서는 한 차례 시범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녹조가 심해지기 전에는 낙동강 보 개방을 할 계획이 아예 없느냐는 질문에는 “앞서 발표됐던 내용을 그대로 봐야 한다”며 “작위적인 해석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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