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4 제품 [사진: 삼성전자]
[디지털투데이 석대건 기자] 삼성전자가 18일 주주총회에서 반도체(DS)·완성품(DX)·로봇 3개 축으로 2026년 사업전략을 공식화했다. R&D 37조7000억원·설비투자 52조원을 집행한 지난해에 이어 AI 중심 사업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미국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에서 차세대 HBM4E 실물 칩을 최초 공개하며 과시한 기술력에 방점을 찍었다.
이날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주총에서 DS부문장 전영현 부회장은 '종합 AI 반도체 솔루션 기업'을 핵심 방향으로 제시했다. 메모리·파운드리·로직설계·패키징을 모두 갖춘 IDM(종합반도체기업) 구조가 경쟁사 대비 차별화 포인트라는 설명이다.
전 부회장은 "품질과 양산 경쟁력, 수익성을 어느 정도 회복했으나 차별화된 근원적 기술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AI 수요 증가에 따른 기회를 포착하되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겠다는 신중한 입장도 덧붙였다.
세부 전략은 세 갈래다. 메모리는 HBM4 등 AI·서버향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전환하고, 투자 효율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원가 경쟁력도 강화한다. 파운드리는 GAA(Gate-All-Around) 공정 기반 2나노 기술 주도권 확보에 집중하며, 데이터센터와 로보틱스 등 AI 수요를 기반으로 선단 공정 사업을 강화한다.
시스템LSI는 고객 맞춤형 SoC(System on Chip)와 고화소 이미지센서를 앞세워 전략 고객과의 협력을 확대한다. 내부적으로는 AI 기술을 활용해 설계부터 제조·품질까지 전 생산 영역을 고도화하고,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으로 차세대 성장 기반을 넓힌다.
삼성전자 제57기 정기 주주총회가 진행 중인 모습 [사진: 삼성전자]
이번주에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엔비디아 GTC 2026 현장에서 이 전략을 실물로 뒷받침했다. 삼성전자는 현지에서 1c 디램 공정과 자사 파운드리 4나노 베이스 다이 기반 HBM4E 칩을 최초 공개했다. 핀당 16Gbps, 대역폭 4.0TB/s를 지원한다. 열 저항을 20% 이상 낮춘 HCB(Hybrid Copper Bonding) 패키징도 선보였다. 엔비디아 베라루빈(Vera Rubin) 플랫폼용 HBM4부터 SOCAMM2, 스토리지 PM1763까지 전량 공급이 가능한 유일한 업체임을 내세웠다.
투자 규모도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R&D에 역대 최대액인 37조7548억원을 투입했다. 전년 대비 7.8% 증가한 규모로, DS부문 설비투자만 47조4764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원스톱 솔루션이 가능한 세계 유일의 반도체 회사로서 종합 AI 반도체 솔루션 기업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GTC 2026에서 공개한 HBM4E과 HBM4E 코어 다이 웨이퍼 [사진: 삼성전자]
◆DX는 AI 기기 8억대·로봇 '실전 배치' 선언
DX부문장 노태문 사장은 '에이전틱(Agentic) AI'를 전면에 내세웠다.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AI 기반으로 혁신하고, 전 업무에 AX(AI Transformation)를 확산하겠다는 방향이다. 스마트폰은 하드웨어 경쟁력과 갤럭시 AI를 결합해 에이전틱 AI폰 시대를 선도하며, 갤럭시 AI 탑재 기기를 올해 4억대에서 내년 8억대로 두 배 확대한다.
TV는 전 라인업을 AI TV로 전환하고, 삼성TV플러스 콘텐츠 차별화와 광고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 수익 모델을 키운다. 가전은 AI 맞춤형 서비스로 '홈 컴패니언' 전략을 추진하고, 플랙트그룹(FläktGroup) 인수를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도 본격 공략한다. 하만은 AI 지능형 콕핏과 ADAS 역량으로 전장 분야 리딩 업체 입지를 강화한다.
삼성전자 제57기 정기 주주총회 현장 [사진: 삼성전자]
갤럭시 S26 시리즈 성공은 에이전틱 AI 구상에 기반이다. 이번 시리즈는 글로벌 스마크폰 시장 침체 국면에도 사전판매 7일간 135만대로 역대 S시리즈 최다를 경신했다. 울트라 비중 70%, AI 구독클럽 가입률 30% 돌파로 프리미엄·서비스 전략이 시장에서 통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을 전년 대비 12.4% 감소한 13년래 최저로 전망한 가운데 나온 성과라 의미가 크다.
로봇은 구상에서 실전으로 넘어간다.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 로봇AI와 핸드 기술 등 핵심 경쟁력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고정밀 제조용 휴머노이드를 자체 생산라인에 우선 투입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고지능 다목적 휴머노이드로 발전시킨다. 메드텍에서는 AI 정밀의료와 삼성헬스를 연계한 맞춤형 헬스케어를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AI·6G·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분야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석대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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