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평균 월세가 처음으로 160만원을 넘어선 데 이어 수백만원대 고가 월세도 강남권을 벗어나 강북과 외곽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 전환이 맞물리면서 서울 전역의 임대료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지는 모습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62만원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160만원을 넘어섰다. 올해 1~7월 누적 상승률은 5.73%로 지난해 연간 상승률 3.94%를 이미 웃돌았다.
특히 월세 상승세는 강남에 국한되지 않았다. 같은 기간 강북권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6.61%로 강남권의 4.97%를 앞섰다. 노원구가 9.41%로 가장 높았고 성동구, 광진구, 성북구 등에서도 8%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고가 월세 역시 서울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올해 들어 11일까지 월 500만원을 넘는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는 162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2% 증가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약 두 배 수준이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18곳에서 500만원 이상 거래가 나왔다.
월 400만원 이상 거래의 확산세는 더 뚜렷하다. 올해 1~8월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21개 자치구에서 400만원 이상 월세 거래는 590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35% 늘었다. 구로구와 동대문구, 강동구 등 과거 고가 월세가 드물었던 지역에서도 거래가 이어졌다.
배경에는 전세 공급 부족이 자리 잡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줄었고, 전세가격 상승을 감당하기 어려운 임차 수요가 월세로 이동하면서 월세 수요까지 동시에 늘고 있다.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7.5, 월세수급지수는 120.7로 모두 기준선인 100을 크게 웃돌았다.
임대차 시장의 무게중심도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증가해 올해는 전세보다 월세 계약이 더 일반적인 구조로 바뀌고 있다. 목돈 마련이 어려운 청년층과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택하는 흐름도 수요를 떠받치고 있다.
여기에 실거주를 유도하는 규제와 다주택자 등의 세 부담을 높이는 정책이 임대 매물을 더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거나 임대사업에서 이탈하면 전월세 공급이 줄고, 늘어난 비용 일부가 임대료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주목할 점은 월세 상승이 더 이상 특정 지역이나 고가 주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전세 물량 감소로 시작된 수급 불균형이 월세시장으로 옮겨가면서 중저가 지역까지 임대료 상승 압력이 퍼지는 양상이다.
전세가격도 올해 1~7월 6.34% 올라 지난해 연간 상승률 3.77%를 넘어섰다. 전세와 월세가 동시에 오르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뿐 아니라 일부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이동해 집값 상승 압력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 임대차 시장이 전세 중심에서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단기간에 공급을 늘릴 방안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향후 임대 매물 감소가 지속된다면 서울의 월세 상승은 일시적인 가격 급등을 넘어 임대료 수준 자체가 재조정되는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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