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신 반도체 기업 퀄컴이 삼성전자와 30년 협력 역사를 조명하며 향후 공동 설계 비전을 밝혔다.
퀄컴은 20일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냅드래곤 모바일 컴퓨팅 플랫폼 기술 동향과 삼성전자 파트너십 성과를 공개했다.
현장에는 김상표 퀄컴코리아 사장과 크리스 패트릭 퀄컴 수석 부사장 겸 모바일 핸드셋 부문 본부장, 그리고 니틴 쿠마르 퀄컴 제품관리 담당 부사장과 돈 맥과이어 퀄컴 총괄 부사장 겸 최고마케팅책임자가 참석해 안드로이드 진영을 이끄는 두 기업 동맹 전략을 설명했다.
먼저 모바일 협력이다.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최종 단말기 결합은 고도 최적화를 요구한다. 그리고 올해 초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 S25 시리즈와 갤럭시 Z 폴드7이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과를 낸 배경에는 퀄컴 맞춤형 기술 지원이 자리 잡고 있다.
김상표 퀄컴코리아 사장은 "퀄컴과 삼성 협업 결과를 토대로 갤럭시만을 위한 차별화된 최적화를 진행했다"면서 "새로운 갤럭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칩셋을 그대로 이식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제조사 폼팩터 특성과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맞춰 하드웨어 성능을 끌어올리는 작업이 진행된다는 뜻이다.
두 기업 밀착은 통신 세대 진화 변곡점마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합작해 온 30년 역사에 기반을 둔다.
크리스 패트릭 수석 부사장은 "삼성과 함께 카메라가 내장된 최초의 CDMA 폰은 물론, 최초의 카메라 폰 기술 듀얼 픽셀 카메라 폰 100배 줌 등 수많은 혁신을 함께 이뤄냈다"면서 "퀄컴과 삼성은 GPU 내 차세대 게이밍 API인 벌칸 API라는 새로운 기술을 위해 협력했고 AI 분야에서도 일련의 혁신을 함께 모색하면서 최초의 온디바이스 AI와 실시간 번역 기능 등 다양한 성과를 내는 중"이라고 했다.
개별 기업 이윤 창출 목적을 배제하고 글로벌 통신 산업과 스마트폰 생태계 기술 표준을 공동 제시해 왔다는 입장도 나왔다.
패트릭 부사장은 "퀄컴 혹은 삼성이나 한국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해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중"이라면서 "두 회사가 함께 공유하는 혁신 정신은 모바일 산업과 미래 기술 그리고 인류를 진일보시켰으며 우리가 함께 해온 일들과 앞으로 함께 해나갈 일들을 통해 더욱 많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한편 스마트폰 설계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두 회사 협력 방식도 근본적 변화를 맞이했다.
통상적으로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 콘셉트를 기획하고 최종 상용화하기까지 대략 3년 시간이 소요된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고 단말기에 요구되는 기능이 방대해진 환경에서 양측이 각자 영역에서 3년을 보낸 뒤 마지막 출시 직전에 부품을 합치는 방식이다.
문제는 현실이다. 단순하고 기계적인 결합으로는 미래 비전을 능동적으로 타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패트릭 부사장은 "퀄컴의 깊이 있는 기술 파이프라인과 기술적 유산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 그 기술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실제로 영향을 미치려면 올바른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삼성과 맺어온 파트너십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이유"라고 했다.
기술적 선택과 플랫폼 및 단말기 방향성을 정의하는 초기 단계부터 단일한 팀처럼 움직이는 체제가 확립된 배경이다. 패트릭 부사장은 "현대 첨단 스마트폰이 너무나 복잡해졌기에 삼성이 폰을 설계하고 퀄컴이 칩을 설계한 다음 마지막에 물리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우리는 매 세대 기술마다 수년에 걸쳐 깊이 있게 협력해야 했으며 그 결실로 '포 갤럭시 브랜딩'을 실현하게 됐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두 회사는 3년 후 모바일 생태계를 지배할 차세대 플랫폼 밑그림도 함께 그리고 있다.
당장 반도체와 단말기 유기적 결합은 연산 장치 최적화를 포함해 디스플레이와 센서, 그리고 카메라 기술 전반을 포괄하는 맞춤형 작업으로 이어진다. 패트릭 부사장은 "칩셋이 출시될 때 삼성의 혁신적인 기기에 맞춰 기기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낼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삼성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한편 이를 미세 조정하며 갤럭시 플랫폼에 특화된 추가적인 성능을 제공한다"고 했다.
이를 바탕으로 판을 흔든다. 지난해 하와이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서밋 2025를 통해 공개된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가 대표적이다.
3나노 공정 기반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으로 단일 스레드 성능을 최대 20퍼센트 끌어올린 3세대 오라이언 중앙처리장치와 그래픽 전용 고성능 메모리 캐시를 추가한 아드레노 그래픽처리장치를 탑재했다. 해당 하드웨어 스펙이 삼성전자 플래그십 기기에 맞춰 최적화 과정을 거친다.
한편 두 기업에 다소 민감한 부분인 반도체 파운드리 생태계 협력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최근 거론된 2나노 칩 설계 및 성능 수정을 위한 웨이퍼 교체 작업 등, 두 기업의 파운드리 협력 확대 가능성에 대해 퀄컴은 공급망 운용 관점에서 삼성전자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말했다.
다만 퀄컴 단일 플랫폼은 하나의 칩을 포함해 전력 관리 집적회로 등 40여 개 각기 다른 구성 요소가 결합된 집합체다. 그렇기에 가용한 모든 기술 장점과 생산 능력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업계 전반 파운드리 파트너들과 조율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설명만 나왔다.
사진=최진홍 기자
현장에서 차세대 파운드리 수주 사안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삼성 파운드리와의 협력 관계가 재확인되는 선에서 갈음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실제로 퀄컴 측은 삼성이 수십 년 동안 주요 제품을 함께 개발하며 혁신해 온 강력한 파트너임을 명확히 하며 첨단 반도체 부문 장기적인 협력 의지를 표명했다.
세계 최대 규모 팹리스 반도체 기업 중 하나로서 첨단 반도체 부문에서 복잡한 공급망을 운용하고 있으며 향후 제품 설계와 제조 공정 최적화를 위해 삼성 파운드리 인프라와 논의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모바일 시장에서 증명된 두 회사 협업 공식은 인공지능 탑재 개인용 컴퓨터 생태계로 이식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환경에서 구동되는 스냅드래곤 X 시리즈 플랫폼 확산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주요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니틴 쿠마르 제품관리 담당 부사장은 "첫 X 시리즈 제품을 출시한 지 불과 18개월밖에 되지 않은 상태인 가운데 2024년 6월 X 엘리트를 출시했고 이후 X 플러스와 스냅드래곤 X 시리즈로 라인업을 확장 전체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면서 "지난 18개월 동안 X 시리즈 라인업과 글로벌 파트너들은 엄청난 추진력을 얻었으며 시장에 150개의 기기 디자인을 출시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 파트너십은 시장에 설계된 기기를 선보이는 토대가 되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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