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서소문 붕괴 사고 당시 구명줄 착용 안 하고 점검…추락방지책 안 지켜
중앙일보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사흘째인 28일 사고 현장에 땅꺼짐탐사대 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붕괴 사고 당시 현장 점검을 위해 투입된 작업자들이 추락방지대책인 ‘구명줄’을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국토안전관리원이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서소문 고가 철거공사 안전관리계획서를 보면 시공사인 흥화건설은 철거 공사가 시작되기 전 ‘철거작업자 추락방지대책’을 세웠다. 여기엔 작업자가 고가차도 구조물에 구멍을 뚫어 부속을 박은 뒤 구명줄을 연결한 채 작업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대책에 따르면 작업자는 ‘수평 구명줄 고정용 세트 앙카’를 고가 바닥에 설치한 뒤 구명줄을 연결하고 안전블록과 카라비너 등 장비를 활용해 추락을 방지해야 했다.
하지만 서울시에 따르면 붕괴 당시 이상 징후 점검을 위해 비계에 올랐다가 추락한 현장관리소장과 감리단장 등 5명은 이 같은 장비를 착용하지 않았다. 이들은 안전모와 방진복, 장갑 등 만 착용한 채 현장 점검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계획이 ‘철거 작업자’를 위한 대책이라는 점에서 안전점검을 하러 비계에 올라간 이들이 준수 대상인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이들이 비계에 올라간 이유 자체가 교량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거더(girder)가 29㎜ 내려앉는 등 사고 징후에 따른 점검 차원이었던 만큼 추락 방지 대책을 더 엄격하게 준수할 필요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 26일 오후 2시33분쯤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가 일부 붕괴하며 흥화건설 소속 현장관리소장 60대 이모씨, 감리단장 60대 안모씨와 외부 전문가인 구조기술사 50대 이모씨가 사망했다.
경찰은 이날 사고 직후 총경급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을 팀장으로 중대재해수사계, 과학수사팀, 관할 경찰서 형사팀 등 50여명의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경찰은 정밀감식 결과 분석을 통해 고가 철거가 절차대로 진행 중이었는지 붕괴 조짐이 있었음에도 무리하게 안전진단을 한 것은 아닌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분석 결과 안전 매뉴얼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거나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는 등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면 서울시와 시공업체 등 관련자를 입건하고 수사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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