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생산라인 점검 등 방지 차원…단체행동권 존중"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성과급 재원을 둘러싸고 격화되며 법적 대응과 총파업 예고가 맞물리는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의 모습.
[중앙이코노미뉴스 엄현식]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성과급 재원을 둘러싸고 격화되며 법적 대응과 총파업 예고가 맞물리는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회사는 생산 차질과 안전사고를 우려해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고, 노조는 예정대로 대규모 집회와 파업 수순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수원지방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반도체 생산라인을 비롯한 주요 사업장 점거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 경영상 손실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청이 헌법상 보장된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법률이 금지하고 있는 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생산시설 점거, 안전설비 운영 방해, 장비 손상 및 원료·제품 변질 방지 작업 중단 등은 현행 노조법상 금지된 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 측은 총파업 과정에서 이러한 불법 행위가 발생할 경우 단순한 생산 차질을 넘어 대형 안전사고와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설비가 멈추면 공정 중인 웨이퍼를 폐기해야 할 가능성이 크고, 장비 복구와 품질 안정화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측은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 재원이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배정할 것을 요구하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 대규모 결기대회를 열고, 다음 달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 내 과반이 가입한 초기업노조는 총파업 기간 동안 평택사업장 사무실 점거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생산 중단에 따른 영향이 크고, 정상화까지 한 달 이상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실제 생산 차질로 이어질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공정 중단 시 손실 규모가 매우 크고, 글로벌 고객사와의 공급 일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4년 7월 22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세미콘 스포렉스에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총파업 승리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
한편 노조는 17일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과반 노조 지위 확보를 공식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교섭 및 파업 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사측과의 협상 방향과 추가 행동 계획이 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노조를 향한 이례적인 외부 비판도 등장했다. 15일 서초사옥 앞에서는 자신을 '삼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밝힌 60대 남성이 1인 피켓 시위를 벌이며 노조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성과는 구성원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며 사회적 자원과 국민적 지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사 간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법적 대응과 총파업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갈등은 한층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반도체 생산 차질 여부에 따라 산업 전반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향후 협상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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