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샘 올트먼 오픈AI CEO 풍자 영화, 아마존이 버렸다 왜
중앙일보
배우 앤드류 가필드(사진)가 오픈AI CEO 샘 올트먼 역을 맡은 영화 '아티피셜'이 제작, 투자를 맡았던 아마존 MGM 스튜디오와 오픈AI의 파트너십 체결 이후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가필드가 지난해 10월 영국 BFI 런던 영화제에 참석한 모습이다. EPA=연합
글로벌 빅테크사와 할리우드의 전략적 제휴가 잇따르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업계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영화 ‘아티피셜’(Artificial)이 좌초 위기에 처했다.
빅테크사·콘텐트사 잇따른 파트너십 #AI업계 부정적 묘사 영화에 불똥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TV·영화 투자·제작·배급사인 아마존 MGM스튜디오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8)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신작 ‘아티피셜’을 제작 마무리 단계에서 포기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19일(현지시간) “아마존 측이 거의 완성한 샘 올트먼(오픈AI CEO) 영화를 오픈AI와 파트너십 체결 후 배급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아티피셜’은 오픈AI 최고 경영자(CEO) 샘 올트먼 축출 사태를 다룬 영화다. 올트먼이 2023년 11월 이사회의 불신임으로 해임됐다가 닷새 만에 복귀한 사건으로, 지난해 영화화 사실이 발표됐을 때부터 화제였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배우 앤드류 가필드가 올트먼 역을 맡고,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나이트 라이브(SNL)’ 작가 사이먼 리치가 각본에 참여해 풍자성이 강할 것으로 예견된 작품이다.
이미 이런 내용을 알고 ‘아티피셜’을 투자·제작한 아마존 MGM스튜디오가 영화 공개를 코앞에 두고, 올해 오픈AI와 관계를 강화하며 영화를 ‘놔버린 셈’이다.
버라이어티·할리우드리포터·데드라인 등 미국 현지 매체들은 올 2월 모회사 아마존이 오픈AI와 500억달러(약 76조 9500억원) 규모 파트너십을 체결한 뒤 이런 결정이 이뤄졌다고 주목했다. 아마존은 오픈AI가 아마존 웹서비스 활용을 확대하고 자사 맞춤형 AI 모델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이번 투자를 단행했다.
오픈AI CEO 샘 올트먼이 지난 6월 17일 프랑스에서 열린 G7 서밋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아마존 측은 ‘아티피셜’이 “다른 스튜디오에서 더 잘 다뤄질 것”이라며 제작진과 협력해 새로운 배급사를 찾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냈지만, 제작 마무리 단계에서 손을 뗀 명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21일 버라이어티 후속 보도에 따르면 ‘아티피셜’이 “올트먼을 병적인 거짓말쟁이로, 일론 머스크(스페이스X CEO)를 비호감으로 묘사했다는 소문”도 나온다. 영화사들과 AI 사용 문제로 갈등을 겪어온 할리우드 창작자들 사이에선 제작비 4000만달러(약 614억원) 규모로 알려진 메이저 영화가 사실상 빅테크의 입김으로 난항을 겪는 것이 충격적이란 반응이 잇따른다.
구아다니노 감독 측은 아마존 철수 후 업계 시사를 통해 새 배급사를 물색해왔지만, 이미 AI 기업과 긴밀한 관계에 돌입한 할리우드에서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됐던 투자·배급사 A24도 ‘아티피셜’ 배급을 거절했다. ‘미나리’ ‘성난 사람들’ ‘백룸’ 등 독창적 스타일과 주제의식의 영화·시리즈로 흥행·비평 분야에서 모두 성공을 거둬온 A24는 이방카 트럼프의 남편 제러드 쿠슈너의 동생 조슈아가 이끄는 미국 벤처캐피털 쓰라이브캐피털에 지원 받고 있는데 쓰라이브캐피털은 오픈AI의 대형 후원사 중 하나다.
A24는 또 구글에 7500만달러(약 1153억원) 규모의 대대적 투자까지 받았다. 미국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구글이 영화 스튜디오 지분을 취득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딥마인드 AI부문과 A24가 AI 연구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유튜브에서 2억뷰 조회수를 달성한 괴담 토대의 공포영화 '백룸'은 뉴욕 기반 독립 스튜디오 A24가 최근 가장 흥행한 작품이다. AP=연합
이번 계약으로 구글 딥마인드는 A24 소속 아티스트들과 협력해 창작 과정에 AI를 접목하게 된다. 다만, 구글이 A24 영화·TV 라이브러리 등 데이터에는 접근할 수 없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그간 할리우드 창작자들 사이에선 AI 기업들이 할리우드 투자를 통해 풍부한 기존 영상 콘텐트로 AI를 학습시키고 향후 AI를 활용한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우위를 장악하려 한다는 의혹이 대두돼왔는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항으로 풀이된다.
현재 딥마인드의 A24 연구팀은 스토리보드(영화 초안)를 생성하는 AI 앱을 개발 중으로 알려졌다.
WSJ는 AI가 콘텐츠 업계에 침투해왔지만, 할리우드 주류에선 지금껏 AI를 공식적으로는 거의 활용하지 않았다며 A24와 구글의 파트너십이 향후 파장을 일으키리라 내다봤다. 할리우드와 빅테크사의 관계가 공고해짐에 따라 제2의 ‘아티피셜’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걸로 보인다.
한편, 버라이어티의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포커스 피처스, 워너브러더스, 넷플릭스도 ‘아티피셜’에서 손을 뗐다. 다만, 구아다니노 감독의 ‘서스페리아’를 영국 극장에서 상영한 바 있는 예술영화 전문 플랫폼 무비나 ‘기생충’ ‘호프’의 북미 배급사로 알려진 네온이 이 영화 배급권을 가져갈 가능성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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