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7월 1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평화경제특구 추진방안 및 조성전략 세미나가 개최됐다. 사진=경기도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을.”
경기북부 발전 구상을 설명할 때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강조해 온 이 한마디가 빠지지 않는다. 안보와 환경 규제로 오랜 기간 발전 제약을 받아온 경기북부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받아 항공·우주 산업과 MRO(유지·보수·정비) 산업을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단지 조성, 규제혁신, 평화경제특구 구축 등을 핵심으로 하는 경기북부 발전 청사진을 제시했다.
추 당선인은 경기북부가 보유한 연구 인프라와 광범위한 유휴부지를 활용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한국항공대학교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경기북부 소재 연구기관을 기반으로 미래 항공교통(UAM), 달 기지 건설, 인공위성 발사 등 미래 기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미군 반환 공여지를 포함한 22개 유휴부지가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충분한 공간적 기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미래 항공교통과 행성 기지 건설을 위한 실증 테스트베드 조성, MRO 첨단산업 클러스터 구축, 드론·로봇·피지컬 AI 산업단지 조성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북부 발전의 걸림돌로 지적돼 온 각종 규제 문제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추 당선인은 도지사가 직접 위원장을 맡는 ‘규제혁신위원회’를 설치해 환경·국방·토지 분야를 아우르는 규제혁신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수도권정비계획법을 비롯해 환경정책기본법, 수도법, 한강수계법, 개발제한구역법, 군사기지법 등 경기북부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법령을 정밀 진단해 시대 변화에 맞는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경기도와 31개 시·군, 경기지역 국회의원, 중앙정부가 참여하는 ‘규제혁신 상설협의체’를 신설해 법령 개정과 제도 개선을 위한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추 당선인은 경기북부 접경지역 주민들이 오랜 기간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해 온 만큼 이에 상응하는 국가적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경기북부 평화경제특구 조성, 강원특별자치도·인천광역시와 연계한 평화지대 광역행정협의회 설치, DMZ 생태·평화관광지구 조성 등을 제시했다.
평화경제특구에는 첨단산업과 스마트농업, 관광산업을 결합한 새로운 성장거점을 조성하고, DMZ 일대는 세계인이 찾는 생태·평화관광 명소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공약은 경기북부 발전 전략을 첨단산업 육성, 규제혁신, 평화경제라는 세 축으로 구체화한 것이 특징이다. 항공·우주 산업과 MRO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는 동시에 오랜 기간 누적된 규제를 개선하고, 접경지역의 특수성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질적인 성과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산업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임윤택 한밭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경기북부가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뎠던 가장 큰 이유는 안보 규제와 남북 분단 구조”라며 “남부는 경부축을 따라 산업 기능이 집중됐지만 북부는 개발 자체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항공우주 산업이나 평화경제특구 구상은 의미가 있지만 산업 기능이 이미 남부에 정착된 상황에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산업 하나를 유치한다고 지역 전체가 성장하는 것은 아닌 만큼 주변 지역과 연계한 종합적인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김현수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항공우주 산업은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인 만큼 경기북부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다만 첨단산업은 결국 인재와 연구개발 역량이 핵심인 만큼 산업 생태계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평화경제특구 역시 특구 지정만으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GTX 등 광역교통망 확충과 역세권 개발, 정주 여건 개선 등이 함께 이뤄져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추 당선인이 제시한 경기북부 발전 전략의 성패는 중첩규제 해소와 첨단산업 육성, 교통 인프라 확충, 중앙정부와의 협력이라는 과제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풀어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이지은·최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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