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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삼전닉스 합의가 불 지폈다…'영업익 N% 성과급' 전 산업계 들불처럼 확...

반도체 업계를 넘어 통신·IT·자동차·바이오·조선 업종으로 확대되면서 '제2의 기본금'으로 자리 잡을 수... 카카오가 영업이익 10% 성과급을 도입할 경우, 네이버·엔씨·넥슨·크래프트 등 대형 IT·게임사까지 요구가...

삼전닉스 합의가 불 지폈다…'영업익 N% 성과급' 전 산업계 들불처럼 확...

'4·23 투쟁결의대회'에서 최승호 초기업 노동조합 위원장이 향후 투쟁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사진=채윤정 기자)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SK하이닉스에 이은 삼성전자 노조의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가 재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올해 시행된 노란봉투법과 맞물려 하청업체들의 요구로까지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N% 지급이 산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노동계의 춘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까지 제기된다.

카카오·현대자동차·삼성바이오로직스·HD현대중공업 등 대기업은 물론 하청업체들까지 영업이익 N%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반도체 업계를 넘어 통신·IT·자동차·바이오·조선 업종으로 확대되면서 '제2의 기본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업이익 N% 성과급, '제2의 기본금'으로 자리잡나…10~30% 요구 확산

삼성전자에 정통한 한 고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조건 없이 영업이익의 10%를 상한 없이 지급하기로 했지만,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100조원·200조원 등 하한을 걸었다. 특별한 상황에서만 지급하는 구조로 설계한 것"이라며 "하한선 설정은 영업이익 N% 성과급이 재계 전반으로 무분별하게 확산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잠정합의안에 '영업이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아 기준 변경의 여지를 남겨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SK하이닉스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 노사는 21일 4차 임단협 본교섭을 가졌다. 노조는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은 사측의 시혜가 아니라 노동의 정당한 지분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성과급은 일회성 요구가 아니다. 위기 때 헌신을 요구하고 성과는 경영진이 독점하는 행태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전국화섬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는 20일 판교역 광장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카카오 본사 등 5개 법인의 파업 찬반 투표가 모두 가결됐다고 밝혔다. 카카오지회는 영업이익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오는 27일 2차 조정이 결렬되면 카카오는 창사 이래 첫 본사 파업에 돌입한다. 카카오가 영업이익 10% 성과급을 도입할 경우, 네이버·엔씨·넥슨·크래프트 등 대형 IT·게임사까지 요구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순이익을 기준으로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월 기본급 14만96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인공지능(AI) 고용 및 노동조건 보장 등을 담은 임협 요구안을 사측에 제시했다.

HD현대중공업 통합 노조도 올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최소 30% 성과 배분'을 요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영업이익 20%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화할 것을 요구하며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전면 파업을 벌였다.

두산에너빌리티 노조는 현재 ‘기본급의 530%’로 정해진 상한선 폐지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HD현대일렉트릭 역시 성과급 상한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 한 달 만에 원청을 상대로 한 하청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가 1000건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 물류 하청업체 피앤에스로지스 노조는 "SK하이닉스와 성과급 격차를 해소해달라"며 법정 투쟁을 예고했다. 현대차 하청 근로자 1700여 명도 원청에 성과급 지급을 요구했다.

양대 노총도 "대기업 성과가 협력업체 노동자에게도 분배돼야 한다"고 강력 촉구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납품단가 구조 개선, 기술·생산 이익 공유, 상생협력 강화 등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요구했고, 민주노총은 "삼성의 성과는 하청·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이 결합된 사회적 총노동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이천 M16. (사진제공=SK하이닉스)

◆전문가들 "지속 가능한 성장·협력업체 연대 함께 고민해야"

전문가들은 영업이익 N% 성과급이 산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을 우려한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교수는 "SK하이닉스가 처음 제도를 만드는 바람에 재계에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며 "기업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해 그렇게 정했겠지만,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지 못헀다. 삼성전자 노사도 같은 내용으로 합의하면서 산업계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영업이익의 N% 성과급 요구가 공감을 받으려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성과급은 미래에 대한 촉진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삼성전자 노조 주장은 이런 부분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협력업체와의 연대도 만족시켜야 하고 노노 갈등도 품을 수 있어야 한다. 공공의 적이 되지 않으려면 협력업체의 동의를 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종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영업이익의 N%를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면 어려울 때 많이 깎는 부분도 같이 고민해야 한다"며 "영업이익이 날 수도 있고, 영업손실이 날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이 표준화되어야만 합리적 임금체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한선 없이 도입한 것이 문제"라며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개인적 사안을 무마하기 위해 N% 성과급을 빠르게 승인했다"라는 시각도 보였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글로벌에서 외수를 벌어들여 국가에 세금을 많이 내는 등 회사가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영업이익 10%는 돈을 많이 벌 때는 좋지만, 영업이익이 안 좋아지면 EVA(경제적부가가치)보다 더 안 좋은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관계자들이 탄원서를 제출한 뒤, 삼성전자 파업대비 주주성명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직원 성과급 40조 vs 주주 배당 11조…주주단체 "위법 합의" 강력 반발

주주 반발도 거세다. 21일 이재용 회장 자택 인근에 모인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와 '삼성전자주주행동실천본부' 회원들은 '주주 배당 11조, 직원 배당 40조'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주 배당액으로 11조원을 배정했는데, 올해 영업이익이 300조원을 기록하면 10.5%인 31조5000억원이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으로 배정된다. 이는 주주 배당의 3배 규모에 달하는 금액이다.

주주운동본부는 "세전 영업이익에 12%를 할당하는 노사 합의는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아 법률상 무효"라며 전국 단위 주주 결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의 '영업이익은 투자자·주주의 몫'이라는 발언을 근거로 삼아 이번 합의를 '위장된 위법 배당'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에 정통한 고위 관계자는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으면 불법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직원 보수를 주는 것은 주주 동의를 거칠 필요가 없다"며 "또한 파업을 막기 위한 노조와의 합의로 배임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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