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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삼전·닉스' 쉬자 10종목 중 9개 올랐다…코스닥으로 번진 순환매

SK하이닉스에 집중됐던 증시 자금이 건설·바이오·기계 등 중소형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반도체 대형주가 시장 전체를 끌고 가는 ‘쏠림 장세’였다면, 이달 들어서는 상승 종목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순환매 장세가 펼쳐지는 모습이다.

'삼전·닉스' 쉬자 10종목 중 9개 올랐다…코스닥으로 번진 순환매

삼성전자와

출처=연합뉴스

SK하이닉스에 집중됐던 증시 자금이 건설·바이오·기계 등 중소형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반도체 대형주가 시장 전체를 끌고 가는 ‘쏠림 장세’였다면, 이달 들어서는 상승 종목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순환매 장세가 펼쳐지는 모습이다.

다만 이번 순환매를 증시 주도주의 완전한 교체로 보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가 쉬어가는 동안 낙폭이 컸던 소외주가 반사이익을 누리는 성격이 강한 데다 시장 전체 거래대금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어서다.

◆건설 34% 뛸 때 전기·전자 15% 상승

11일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업종은 건설로, 상승률이 33.65%에 달했다.

의료·정밀 업종이 27.08% 상승하며 뒤를 이었고 기계·장비는 25.43%, 금속은 19.59% 올랐다. 기존 주도주였던 반도체 이외 업종이 지수 상승을 이끌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전기·전자 업종은 같은 기간 14.65%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피 전체 상승률인 13.44%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전기·전자 업종은 지난 7월 한 달 동안 약 30% 급락하며 코스피 업종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증시가 급반등한 이후에도 낙폭을 빠르게 만회한 건설·바이오·기계 등과 달리 상대적으로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상승 종목의 범위도 크게 넓어졌다. 우선주를 제외한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 832개 가운데 지난달 30일보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761개로 집계됐다. 전체의 91.5%다. 하락 종목은 46개로 5.5%에 불과했다.

코스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33.04% 급등했다. 우선주를 제외한 1816개 종목 가운데 1631개, 89.8%가 상승했다. 지수만 오른 것이 아니라 시장 대부분의 종목이 동반 반등했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서는 대형 반도체에 몰려 있던 자금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코스닥과 중소형주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코스닥은 코스피가 상승했던 지난 5∼6월에도 부진했던 만큼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는 평가다.

◆레버리지 규제 뒤 ‘자금 블랙홀’ 약화

순환매가 본격화된 배경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집중됐던 수급이 정상화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반도체 주가가 조정받는 과정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는 대규모 자금이 몰렸다. 투자 자금이 일부 대형주와 고위험 상품에 집중되면서 반도체 주가가 흔들릴 때 다른 종목까지 함께 하락하는 현상이 반복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31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보완 대책을 시행한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고위험 상품으로 향하던 자금이 줄고, 기존에 소외됐던 코스닥과 중소형주로 매수세가 분산되기 시작했다.

미국 증시에서도 유사한 순환매가 먼저 나타났다. 6월 말부터 인공지능(AI)과 기술주에 집중됐던 레버리지 투자가 청산되면서 성장주가 약세를 보인 반면 가치주와 전통산업, 소외주가 반등했다.

상반기 동안 누적된 ‘주도주 매수·소외주 매도’ 포지션이 한꺼번에 해소되면서 주도주의 하락과 소외주의 상승이 동시에 증폭된 것이다. 한국 증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으로 자금 쏠림이 이어지면서 이러한 흐름에 뒤늦게 합류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 변동성이 낮아진 점도 순환매를 뒷받침했다. 11일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 거래일보다 11% 넘게 급락하며 60대 초반으로 내려왔다.

주가가 급등락하는 종목을 피하고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종을 담으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건설·금속·기계 등 비반도체 업종이 수혜를 봤다는 분석이다.

◆코스닥 강세, 추세보다 ‘반사이익’ 가능성

다만 코스닥과 중소형주의 강세가 장기적인 주도주 교체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기업 실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AI 설비투자와 연결된 반도체 업종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주가가 많이 오른 일부 중소형주는 실적과 비교한 밸류에이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코스닥 거래가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증시 전체로 들어오는 자금이 확대된 것도 아니다. 전체 주식시장 거래대금 가운데 코스닥이 차지하는 비중은 7월 평균 10%에서 이달 10일 27%까지 뛰었다. 그러나 시장 전체 거래대금은 7월 평균보다 39% 감소했다.

새로운 자금이 증시에 유입됐다기보다 줄어든 자금 안에서 반도체와 코스피 대형주 몫이 감소하고 코스닥 비중이 커졌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현재의 코스닥 강세는 새로운 장기 상승 추세보다 주도주 공백기에 나타난 국면적 순환매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실적과 수급을 바탕으로 다시 반등하면 중소형주에 머물던 자금이 코스피 대형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순환매의 지속 여부는 반도체 주가에 달렸다. 반도체가 횡보하는 동안에는 소외주와 코스닥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기존 주도주가 되살아나면 시장의 무게중심은 다시 대형주로 이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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