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 사옥(왼쪽)과 SK하이닉스 청주 사업장. (사진=박성민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코스피 7000 돌파 랠리를 이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두고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단기간 급등했지만 메모리 가격 상승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단기 과열과 고점 부담을 우려하는 시각도 동시에 커지는 분위기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9일부터 이달 8일까지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1208조원에서 1570조원으로 약 29.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711조원에서 1202조원으로 69.06% 급증했다. 두 종목 시가총액 증가분만 약 853조원에 달한다.
수급 역시 반도체 대형주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이달 4~8일 기준 삼성전자는 개인 투자자가 1762억원, 기관 투자자가 8575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1조422억원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 역시 개인 9464억원, 기관 1조5652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외국인은 2조394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최근 급등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가 적극적으로 추격 매수에 나선 반면, 외국인은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수억원 규모 자금이 몰린 '1억 개미' 투자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다만 증권가는 여전히 목표주가 상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메모리 가격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우성 LS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보고서에서 "4월 서버 D램 계약가격이 예상보다 강하게 형성됐고 모바일 D램 가격 역시 서버 가격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올해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컨벤셔널 D램 가격 상승 폭이 과거 사이클 대비 가파르게 전개되고 있어 단기 이익 추정치의 상단은 추가로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사진제공=삼성전자)
이날 LS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상향한 32만원으로 제시했다. 현재 주가(8일) 대비 상승 여력은 약 19.2% 수준이다. 특히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단순 메모리 업체가 아니라 AI 생태계 전반의 수혜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정 연구원은 "2nm 고객 확보는 삼성전자 단독의 실적 변수가 아니라 OSAT·IP·디자인하우스·테스트 생태계 전반의 재평가 요인"이라며 "메모리 중심 이익에 더해 파운드리 옵션가치가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긍정론이 이어졌다. LS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올린 210만원으로 제시했다. 현재 주가 대비 상승 여력은 24.6% 수준이다.
정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은 실적 추정치 상향뿐 아니라 AI 메모리 대표주로 수급이 집중된 결과"라며 "SK하이닉스의 핵심 변수는 여전히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 성장률과 양산 경쟁력"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여전히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LS증권은 SK하이닉스의 2026년 HBM 사업 가치 비중을 전체 내재가치의 64.9%로 추산했다.
다만 정 연구원은 지금부터는 단순 상승 기대만으로 접근하기엔 부담도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에 대해 "가격이 높아질수록 고객사의 부품원가(BOM) 부담, 빅테크 감가상각비 증가, 중국 메모리 개발 강도 상승, 2027년 수급 조정 가능성도 함께 확대된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높아진 메모리 가격은 인건비와 성과급 이슈도 다시 부각시킬 수 있다"며 "제조와 기술 인력의 노동가치 역시 재평가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결국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은 커졌지만, AI 메모리 슈퍼사이클 기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서 두 회사가 당분간 코스피 방향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는 중론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