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역 광장 카카오 노조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에 이어 카카오도 5개 계열사 노조가 성과급을 요구하며 파업을 결의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는 20일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에서 진행된 파업 찬반 투표에서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카오 노조는 파업 등 단체행동에 돌입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됐다.
앞서 카카오 노사는 지난 7일 5개 법인의 임금교섭 결렬을 이유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고, 이 중 본사를 제외한 계열사 4곳은 이미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져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다. 카카오 본사는 지난 18일 협상을 벌였지만 최종 합의안 도출에 실패하고 오는 27일 오후 3시에 2차 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파업 돌입 시점이나 방식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본사는 아직 2차 조정이 남아 있고, 투표만 미리 해둔 것"이라며 "쟁의 찬반투표 가결이 반드시 파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조합원의 (파업) 의사를 확인했기 때문에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짤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오는 27일 카카오 본사의 2차 조정이 파업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여기서 합의를 못보면 본사까지 파업 대열에 합류하게 되면서, 카카오 창사 이래 첫 본사 파업 가능성이 열린다.
카카오 노사 간 갈등의 핵심은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구조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 기록에도 불구하고 임금과 성과급이 그에 미치지 못한다며 노조 측이 영업이익의 13~15%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요구한 적은 없다"면서도 "'성과급 비중 확대'가 협상의 주요 쟁점 중 하나인 건 맞다"고 말했다.
사측에서는 플랫폼 산업 특성상 실적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고정적 성과급 비율을 요구하는 것은 경영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일부 계열사는 수익성이 둔화되기도 했는데, 일률적인 보상 확대를 요구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기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분석된다.
노조는 성과급 문제 외에도 장시간 노동, 성과급 지급 기준, 교섭대표 변경 등을 갈등 원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동요구안을 발표하고 사측의 보상 체계 개편과 고용 안정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근 IT 업계에서는 이와 유사한 노사 간 성과급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삼성전자도 성과급 제도 개편과 보상 확대 요구가 협상 결렬의 직접적 배경으로 지목되며 총파업 국면으로 들어섰다. 대기업 IT·반도체 기업에서 동시에 노사 갈등이 발생하면서 '성과급 중심 임단협'이 새로운 분쟁 패턴으로 자리잡고 있는 모양새다.
재계에서는 기업 실적과 무관한 수준의 성과급 요구가 이어지면서 협상 자체가 장기화되는 사례가 늘고 있고, 성과 중심 보상 체계를 유지하려는 사측과 안정적 보상을 요구하는 노조 간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아무래도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소식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시작으로 판교 일대에 파업 물결이 퍼지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