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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삼성페이 유료화' 테이블 위에…신한·KB 애플페이 도입?

삼성전자가 10년 동안 무료로 운영해 온 삼성페이에 수수료를 물리겠다는 뜻을 내비치자,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애플페이 도입까지 뒤엉키면서, 국내 간편결제 시장이 '수수료...

'삼성페이 유료화' 테이블 위에…신한·KB 애플페이 도입?

금감원, 8개 카드사 소집해 “삼성페이는 공공재” 발언

카드사 수수료 부담 풍선효과? 애플페이 도입으로 연결될까

삼성전자가 10년 동안 무료로 운영해 온 삼성페이에 수수료를 물리겠다는 뜻을 내비치자,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애플페이 도입까지 뒤엉키면서, 국내 간편결제 시장이 '수수료 전쟁' 한복판에 놓였다.

◇ 삼성페이, 10년 무료 끝?…수수료 논쟁의 뿌리

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감독당국은 지난달 25일 전후로 8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하나·롯데·NH농협)의 간편결제 담당자들을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삼성페이 수수료 관련 동향을 보고받고, 향후 삼성전자가 카드사에 인증수수료 부과를 요구할 경우 금융당국에 즉시 보고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삼성페이가 이제 공공재에 가깝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이 문제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이 원장은 “삼성 휴대전화를 쓸 때 삼성페이는 당연히 깔린 기본 옵션으로 생각하는데, 카드사 관련 수수료가 새롭게 부가되면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비용 전가 우려를 카드업권에 전달했다”면서도, “삼성전자가 어떻게 하느냐는 삼성전자 몫이고 회사가 결정할 일이지, 금감원이 직접적인 관여를 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금감원은 삼성전자 측에도 수수료를 부과하지 말라는 입장을 직접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전자금융보조업자로서 직접적인 감독 대상은 아니다”라면서도 “수수료가 확산할 경우 소비자 권익 침해 여부를 최우선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15년 8월 삼성페이를 출시한 뒤, 10년 넘게 카드사에 별도의 결제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당시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NH농협카드로 구성된 앱카드협의체와 '삼성페이-앱카드 서비스 운영 협약'을 체결했고, 이후 매년 자동 갱신해왔다.

다만 카드사들은 삼성전자 측에 직접 수수료를 내지 않는 대신, 인증업체 한국정보인증에 건당 4.40~9.90원 수준의 생체인증 수수료(FIDO 보안인증)를 지급해왔다. 이 비용만 연간 약 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2023년 3월 현대카드를 통해 애플페이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판이 바뀌었다. 애플은 현대카드에 결제 건당 약 0.15%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애플페이는 돈을 받는데, 삼성페이만 공짜'라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명분이 생긴 셈이다.

삼성페이의 규모를 보면 금감원의 민감한 반응이 이해가 된다. 2025년 말 기준 삼성페이 국내 이용자는 약 1860만명이다. 연간 결제 금액은 88조원 규모로, 국내 디지털 지갑 서비스 가운데 점유율 42%로 1위다.

만약 삼성페이가 애플페이와 같은 수준인 0.15%의 수수료를 매긴다면, 카드사들이 떠안아야 할 비용은 연간 1000억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일각에선 금감원의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가맹점 수수료는 2007년 이후 14차례나 인하됐고, 카드사들의 신용판매 부문은 만성적인 역마진 구조에 놓여 있다. 여기에 간편결제 수수료까지 정부가 통제하려 드는 것은 규제 범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지급결제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애플 측에는 한국의 과도한 수수료 부과 문제를 비판하지 않으면서 국내 사업자만 통제한다”고 꼬집었다.

애플페이는 2023년 국내 도입 이후 3년 넘게 건당 0.15%를 걷고 있는데, 금감원이 애플에는 별다른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급결제업계 다른 관계자는 “가맹점의 90% 이상이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어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미 역마진 상태”라며 “여기에 삼성페이 수수료까지 추가되면 고객에게 돌아가는 포인트나 할인 혜택을 지금보다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신한·KB, 애플페이 추가 도입 신호?

삼성페이 수수료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사이, 신한카드과 KB국민카드의 애플페이 개시 여부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된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애플페이 개시를 목표로 추진했으나, 최종 단계에서 도입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신 애플과 연동 재계약을 체결해 사업 권한을 유지하면서 출시 시점을 뒤로 미뤘다. 현재 신한카드는 5월 전후를 새로운 목표 시점으로 서비스 도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걸림돌은 삼성페이 수수료다. 신한카드가 애플페이를 도입하면, 삼성전자가 “그러면 삼성페이도 수수료를 받겠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신한카드 입장에서는 애플페이 수수료(건당 0.15%)에 삼성페이 수수료까지 이중으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셈이다. 2025년 기준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47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6.7% 급감한 상태여서, 추가 비용 부담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KB국민카드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8월에 '애플페이 구축' 경력자를 채용하는 공고를 올렸다가 삭제한 적이 있고, 홍보 영상이 유출되기도 했다. KB국민카드 역시 금감원에 애플페이 관련 약관 심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KB국민카드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애플페이 수수료에 삼성페이 수수료까지 떠안기엔 부담이 크다. 2025년 1분기 당기순이익은 84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391억원)에 견줘 39.4%나 줄었다. 6개 카드사 가운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한편, 토스뱅크도 애플페이 도입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금감원이 토스뱅크의 애플페이 관련 약관 심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약관 심사가 마무리됐으니 출시 시점은 회사의 결정에 달렸다”고 밝혔다. 토스뱅크 카드는 하나카드가 대행 발급하고 있어 하나카드의 결제망을 활용하는 구조다.

애플페이 도입을 준비하는 카드사가 늘어나면서, 현대카드만 3년 넘게 홀로 애플페이를 서비스한 결제시장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카드는 2023년 3월 국내 최초로 애플페이를 도입한 뒤 신규 회원 유입과 결제액 증가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현대카드의 2025년 당기순이익은 350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7% 늘면서 KB국민카드(3302억원)를 제치고 업계 3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와 카드사 간 기존 계약은 2023년 한 차례 유료화 시도 끝에 무료로 재계약된 바 있다. 그때는 부가가치통신망(VAN) 업계까지 단체행동을 선언하면서 삼성전자가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삼성전자와 카드사들의 계약 구조가 '집단 협약' 체제에서 '개별사 계약' 체제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아직 수수료 부과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애플페이와 같은 수준인 건당 0.15%에 이용률에 따른 차등(슬라이딩)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페이 도입은 점유율 확대 측면에선 분명 매력적인 카드이지만, 수수료 구조를 감안하면 수익성 관리와의 균형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면서 “시장 점유율과 손익 사이에서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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