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대상 경영현황 설명회서 강조...사업 수익성·기술경쟁력 강화 주문
"파업 현실화 시 직간접 피해 100조원 가능성"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전영현 부회장이 임원들을 소집하고 "성과에 안주하지 말라"며 내부 기강 잡기에 나섰다.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이에 안주하지 말고 반도체 기술 초격차 역량 강화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는 또 노조 파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직 내부의 동요를 막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
15일 업계에 따르면,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최근 임원 대상 경영현황 설명회에서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지금의 호황을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여겨야 한다"며 사업 전반의 수익성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올해 1분기 53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94%에 달한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전 부회장이 임원들에게 기술 경쟁력 강화를 주문한 것은 실적 호조가 우호적 업황 등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한 덕분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영업이익 300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전 부회장은 이에 안주하지 말고 기술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초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서 "숫자가 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라며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한 것과도 궤를 같이한다.
전 부회장은 또 메모리 사업부에 고객과 신뢰 관계를 강조하면서 "항상 '을(乙)의 자세로 고객의 사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빅테크들이 앞다퉈 삼성전자 메모리를 '사재기'하고 있지만 공급자 우월주의는 경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그는 또 회사 안팎의 어수선한 분위기에 흔들리지 말고 임원들이 앞장서서 본연의 경영 활동을 유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전 부회장은 임원들에게 "여러모로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고 (시장의) 조명을 받고 있지만 경영활동은 유지돼야 하며 각 사업부가 경영 활동만큼은 공히 잘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노조의 총파업 예고로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반도체 생산 라인 가동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공급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삼성전자 노조(초기업노동조합)가 오는 21일부터 18일간의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직간접 손실 규모가 1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제기됐다.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되는 데 따른 직접적 피해만 수십조원에 달하는데다, 파업이 마무리되더라도 생산라인의 사후 안정화 작업과 공급 재개까지 걸리는 시차가 상당해 수십조원의 추가 피해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2018년 3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에서 정전이 발생해 28분간 라인 가동이 중단된 사이 발생한 피해만 약 500억원으로 알려졌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18일간의 파업 종료 이후에도 자동화 라인의 재가동 및 정상화 과정에 추가로 2∼3주의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파업 시 삼성전자가 글로벌 메모리 공급망에서 지켜온 우위를 중국기업 등 경쟁사에게 내주를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열린 안민정책포럼 세미나에서 "(파업 현실화 시)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TSMC 등 대체 공급처 검토에 나설 수 있다"며 "공정 검증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한 번 이탈한 고객은 돌아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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