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네트워크 영업이익 추정치 2.4조~4조
증권가 “2분기부터 원가 부담 본격 반영 전망”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을 직원들이 걸어가고 있다.<뉴시스>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가운데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웃지 못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 원가 부담으로 작용하며 ‘칩플레이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8.06%, 755.01% 폭증한 수치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이자, 한국 기업 역사상 최고 기록이다.
영업이익 대부분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 나왔다.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사업부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DS부문 영업이익만 50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모바일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이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MX와 네트워크(NW)사업부의 합산 영업이익을 2조4000억원에서 4조원대로 추정한다. 참고로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4조3000억원 수준이었다.
원인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이다. 최근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확대에 따른 범용 디램(D-RAM)과 낸드(NAND) 가격 상승이 반도체 사업에는 수익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스마트폰 사업에는 원가 부담으로 전가됐다.
삼성전자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은 전년 연간 평균 대비 약 4% 상승했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 원가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가 지난해 모바일 AP 매입하는 데 지출한 금액은 13조8272억원으로 전년 대비 26.5% 불어났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 전체 원재료 비용에서 모바일 AP가 차지하는 비중도 16.1%에서 18.5%로 확대됐다.
샹하오 바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메모리 가격 급등은 스마트폰 부품 원가 비용에 구조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올해는 OEM들이 부품 비용, 마진, 출하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S26 시리즈’.<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원가 상승 압박에 올해 신제품 ‘갤럭시 S26 시리즈’ 출고가를 인상했다. 256GB 모델은 전작 대비 9만9000원, 512GB 모델은 20만900원 올랐다. 이로써 최근 3년간 유지해 온 가격 동결 기조도 깨지게 됐다.
최근에는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Z 폴드7’ ‘갤럭시 Z 플립 7’ ‘갤럭시 S25 엣지’ 등 일부 구형 스마트폰 모델 가격도 올렸다. 모델별로 차이가 있지만 고용량을 중심으로 10만원에서 최대 20만원까지 가격이 뛰었다.
문제는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범용 디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58~63%, 낸드는 70~75% 오를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 흐름은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강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1분기에는 신제품 가격 인상과 흥행으로 선방했지만, 2분기부터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메모리 판가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은 2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칩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경우 소비 심리 위축과 산업 성장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PC와 스마트폰 출하량이 10.4%, 8.4%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년 대비 10.4%p, 8.4%p 줄어든 수준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MX사업부는 업계 전반에 걸쳐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등 우려가 이어지겠으나 공급 안정성 제고와 리소스 효율화 활동 등으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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