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S 화성 캠퍼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의 파고를 타고 창사 이래 단 한 번도 없었던 분기 실적을 써냈다.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9000억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으로, 두 지표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185% 뛰어오른 수치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이 영업이익 53조7000억원을 올려 전사 이익의 약 94%를 혼자 책임지며 실적 대도약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DS부문 매출은 81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메모리 가격의 상승 흐름과 AI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이 맞물리면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물량이 빠르게 늘어난 덕분이다. 이번 분기에는 이 분야에서 두 개의 역사적 이정표가 동시에 세워졌다.
삼성전자 HBM4, HBM4E.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업계 최초로 HBM4와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 모듈 SOCAMM2의 양산을 한꺼번에 시작한 것이다. PCIe Gen6 SSD의 적기 개발도 더해지며 메모리 기술 선도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시스템LSI는 갤럭시 S26 시리즈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최상위 SoC(시스템온칩) 판매 확대로 전분기 부진에서 벗어났다.
파운드리는 고성능 컴퓨팅 분야 수주를 지속하며 수익을 지켰다. 광통신 모듈 대형 고객사 수주를 새로 따내며 실리콘 포토닉스 사업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 장기 성장 관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전자 버즈4와 갤럭시S26 시리즈.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DX부문은 매출 52조7000억원, 영업이익 3조원을 달성했다. MX(모바일) 사업에서는 갤럭시 S26 울트라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매출과 이익이 동반 성장했다.
VD(영상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대형 TV 판매가 버텨주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생활가전은 에어컨 신제품 효과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비용 상승과 관세 압박으로 실적 개선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만 매출은 3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2000억원에 그쳤다. 메모리 공급 제약에 따른 여파와 오디오 시장 비수기, 개발비 등 고정 비용 부담이 겹치며 이익이 줄었다.
삼성디스플레이 모니터용 QD-OLED 500만 대 출하. 사진=삼성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 부문은 매출 6조7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용 중소형 패널은 계절적 비수기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고객사 수요 감소로 전분기 대비 후퇴했으나, 대형 부문에서는 게이밍 모니터 OLED 수요가 탄탄하게 유지됐다.
2분기를 바라보는 회사의 기대감은 크다. DS부문은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추가 실적 개선을 낙관하고 있다. HBM4E 첫 샘플 공급과 하반기 출시될 신규 GPU·CPU용 초기 수요 대응도 준비 중이다. 파운드리는 2나노 기술력을 앞세워 선단공정 수주 확대에 나선다. DX부문은 신규 갤럭시 A 시리즈 출시와 플래그십 중심 판매 전략을 병행해 전년 대비 매출 성장을 목표로 삼았다.
하반기에는 글로벌 관세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다. 삼성전자는 IT 제품 원가 상승과 반도체 수요 증가라는 상충하는 환경 속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와 비용 구조 혁신이라는 두 축으로 대응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파운드리 사업은 모바일 중심에서 AI·자동차로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본격화하며, 디스플레이 부문은 8.6세대 IT용 OLED 신규 양산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추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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