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분기 사상최대 실적을 거두자 노조가 성과급 요구 수위를 더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7일 1분기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하자, 노조는 연간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270조원으로 가정하고 15%인 40조5000억원을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직전 요구는 '영업이익의 10%'였다.
노조는 270조원을 기준으로 잡았지만,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증권가에선 올해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300조원을 훌쩍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경우 성과급 재원은 45조원 이상으로 불어난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규모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400만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약 11조1000억원)의 3~4배에 달한다. 작년 연구개발(R&D) 투자 비용(37조7000억원)보다 많다. 반도체 팹 한 동을 짓는 데 60조~70조원이 드는 점을 감안하면, 첨단 공장 건설비의 3분의 2에 해당한다. 삼성전자가 2016년 인수한 하만 인터내셔널(약 9조원)의 다섯 배 규모이기도 하다. 노조 측 계산에 따르면 메모리 사업부 직원은 1인당 세전 평균 6억2000만원을 받는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95%가 반도체(DS) 부문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의 성과급 산정 기준을 적용하면 가전과 TV, 스마트폰을 맡는 DX 부문 직원은 오히려 기존보다 성과급이 줄어들 수 있다.
DX 소속 직원은 노조 게시판에 "통합노조라면서 DS 얘기만 한다" "립서비스 한마디 없는 게 슬프다"는 글을 올렸다. DS 소속 조합원은 "DX는 노조 가입도 늦었으면서 열매만 욕심낸다"고 적기도 했다. 사업부 간 성과급 격차가 노노(勞勞)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노조는 오는 23일 평택캠퍼스에서 결의대회를 연다.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성과 공유는 필요하지만 투자 재원까지 흔드는 금액을 요구한다면 회사의 장기 성장을 가로막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주엽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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