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3개 계열사 연합 노조인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소속 관계자들이 30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열린 성과급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삼성전자 내에서 일부 직원이 임직원의 개인정보를 활용, 노동조합 가입 여부를 식별하고 일명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삼성전자는 이를 중대한 법 위반으로 규정, 경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사내 공지사항을 통해 "특정 부서의 단체 메신저 방에서 수십 명의 부서명, 성명, 사번, 조합가입 여부 등이 기재된 명단 자료가 전달된 사실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일부 직원들이 노조 가입 사이트의 '사번 중복 확인' 기능을 악용, 특정 임직원이 노조에 가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부서명, 성명, 사번 등이 표기된 노조 미가입자 명단을 유포한 것으로 추정한다.
노조 가입 여부는 개인의 신념과 정치적 성향이 반영된 민감한 정보로 당사자의 동의 없이 이를 수집하거나 명단화하는 행위는 현행법상 엄격히 금지돼 있다.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한 삼성전자는 지난 9일 경기도 화성동탄경찰서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장을 냈다.
업계에선 업무와 무관한 목적으로 임직원 정보를 추출하고 이를 공유한 것은 명백한 범죄 행위이자 심각한 인권 침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 사내 일각에선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의 중심에는 노조가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지난 3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회사를 위해 일하는 자들을 명단으로 관리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최 위원장은 "추후 노사 협의가 필요한 강제 전환 배치나 해고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들을 우선적인 대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이 명단 관리, 인사상 불이익을 언급한 상황에서, 일부 조합원들이 미가입자를 색출하는 행위는 위원장의 지침을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삼성전자 노조는 올해 전체 영업이익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대 300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최대 45조원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셈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사측과의 임단협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다음 달부터 총파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말 교섭을 중단한 노조는 이달 23일 결의대회를 열고, 협상 부결 시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단행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 노사가 진행하던 임금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회사 측이 반도체 사업 경쟁력 회복을 전제로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을 사실상 넘는 '업계 최고 수준' 보상안을 내놨음에도,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노조 측은 OPI 상한 폐지를 제도화하자는 입장이지만, 회사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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