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초기업노조, 과반노조 선언...5월 총파업 예고
노조, 성과급 상한 폐지 주장 고수...삼성전자, 법적 대응 준비
17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윤상호 기자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노동조합이 강경 노선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노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면담을 요구했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 등을 주장했다. 노조 내부에선 메모리사업부 이기주의라는 지적이 불거졌다. 성과급 상한 폐지로 수혜를 입는 사업부는 메모리뿐이기 때문이다. 노조 집행부가 쟁의행위 참여를 강제하기 위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것도 사실로 드러났다.
노조의 태도에 대해 회사 미래에 대한 우려에 이어 주주 불만이 쌓이고 있다. 회사 발전을 위해 주주환원 요구를 줄였는데 이 과실을 노조 특히 메모리사업부 노조원이 독점하려고 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주주는 메모리 사업 위기로 2022년 하반기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주가 부진을 겪었다. 이 기간 삼성전자를 지탱한 것은 스마트폰이다.
17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노조는 "진정한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 이재용 회장이 직접 나와 우리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것을 촉구한다"라며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 창사 이래 최초로 과반수 노조를 달성했다"라고 발표했다.
이들은 조합원 7만4000명을 확보했다.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차단 ▲조합원 중심 노사협의회 구성 ▲체감할 수 있는 협상력 발휘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가입현황/사진=삼성전자 초기업노조 홈페이지
그러나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행보는 대내외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메모리사업부 이익만을 대변한다고 여겨져서다. 부문별 가입자 비중은 디바이스설루션(DS)부문 70% 디바이스경험(DX)부문 30% 가량이다. 전체 노조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메모리사업부다. 2만명이 조금 넘는다. 사실상 DS부문 메모리사업부 노조원 의중이 전체 노조를 주도할 수 있는 셈이다.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우리가 무너지면 제2의 과반노조는 없다"라며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사업부는 성과급과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지 않겠다"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특별 포상과 전체 사업부 보상 확대를 제안했다. 삼성전자는 성과급 상한을 초과하는 특별 포상을 허용하는 방안을 포함 국내 업계 1위 달성 시 경쟁사를 상회하는 보상을 약속했다.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에도 최대 75% 성과급을 제시했다. 전체 임금 인상률은 6.2%다. ▲주택자금 지원 등 주거 안정 대책 ▲출산 지원 확대 등 복지 혜택도 추가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만약의 사태를 막기 위해 법적 대응 카드를 꺼냈다. 개인정보 보호와 사업 차질 최소화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 16일 삼성전자는 개인정보 유출 혐의를 받는 직원을 수사기관에 신고했다.
삼성전자는 사내 공지를 통해 "최근 당사 직원이 사내 업무 사이트에서 1시간 동안 직원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사실이 이상 트래픽 감지 시스템을 통해 탐지됐다"라며 "개인정보 보호의 필요성을 감안 재발 방지를 위한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관계 법령에 따라 외부 수사기관에 조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쟁의행위 독려 게시물/사진=삼성전자 초기업노조 홈페이지
이 직원은 '매크로'를 사용해 임직원 ▲성명 ▲부서 ▲아이디 등을 수집했다. 결과를 파일로 만들어 제3자에게 전송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에는 단체 메신저로 임직원 명단이 유출돼 수사를 의뢰했다. 이 명단은 ▲성명 ▲부서 ▲사번 ▲노조 가입 여부 등을 포함했다. 16일 신고가 이 사건과 연관될 경우 노조의 노노갈등 유발에 대한 비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불법 노조 활동 의혹도 확산할 수 있다. 노사 공수가 바뀌었다. 노조가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중심에 섰다.
삼성전자는 16일 수원지방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도 했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노조의 주요 시설 점거를 막기 위한 차원이다. 현재 노조는 오는 23일 결의대회 5월21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총파업 기간은 18일로 잡았다. 반도체 생산은 24시간 이뤄진다. 순간의 중단은 천문학적 손실로 이어진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이날 회견 직후 총파업에 따른 삼성전자 피해 규모를 "18일간 파업을 할 경우 하루 1조원 파업 기간 20~30조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윤상호 기자 crow@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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