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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삼성전기∙LG이노텍, 서버용 FC-BGA 수율 차이에 점유율 이격 생기나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반도체의 앞면을 기판에 부착하는 FC-BGA(Flip Chip-Ball Grid Array, 고밀도 패키지 기판) 시장 규모도 52억6300만달러(약 7조7635억원)까지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기∙LG이노텍, 서버용 FC-BGA 수율 차이에 점유율 이격 생기나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반도체의 앞면을 기판에 부착하는 FC-BGA(Flip Chip-Ball Grid Array, 고밀도 패키지 기판) 시장 규모도 52억6300만달러(약 7조7635억원)까지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기술 개발 난이도가 어렵지만 와이어 본딩 방식에 비해 장점이 확실해 새로운 기판 사업 투자처로 떠오르는 중이다. 이 분야 대표 기업인 삼성전기는 국내 유일 AI 서버용 기판을 앞세워 선두주자로 앞서 나가는 가운데 LG이노텍은 기술 개발로 뒤를 쫓고 있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FC-BGA를 생산하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2026년 1분기 매출은 각각 7250억원과 4371억원을 기록했다.

두 기업 모두 평균 FC-BGA 생산 수율은 90%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전기는 고난도로 알려져 있는 서버용 FC-BGA를 안정적으로 정상 제품 생산해내며 빅테크 공급을 늘려가는 추세다. 자연스럽게 성능에 만족한 대형 고객사와의 거래 경험도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다.

하반기 FC-BGA 라인 풀가동… 삼성전기, 격차 더 벌려간다

삼성전기 전장용 반도체기판 FC-BGA. 사진=삼성전기

FC-BGA는 칩과 메인보드 간 중재 역할을 하는 고급 반도체 기판을 뜻한다. 반도체는 윗면에 전기신호가 통하는데 이 영역을 선과 납땜으로 연결하는 와이어 본딩 방식이 아니라 뒤집은 반도체에 볼 형태의 범프를 달아 연결하는 플립 칩(Flip Chip, FC) 방식으로 입출력 단자 수를 대폭 늘리면서도 초고속으로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 또 칩의 뒷면을 그대로 위로 노출시키는 구조를 통해 냉각 효율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전 세계 FC-BGA 시장을 살펴보면 한국의 입지는 크지 않다. QY리서치가 지난 2022년 FC-BGA 기판 주요 생산국 점유율을 조사했던 통계를 분석하면 대만이 42%로 가장 높으며 일본 27%, 중국 17%, 한국 10% 등의 순이었다. 4년 전에 비해 비중이 늘어났을 것이라 추정되나 여전히 10%대의 비중을 벗어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FC-BGA 관련 글로벌 보고서를 작성한 릴라이어블 비즈니스 인사이트 측은 “중국, 일본, 한국, 인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급속한 산업화, 전자 시장의 호황, 반도체 제조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약 40%의 시장 점유율로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면서도 “미국, 캐나다는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시장 성장을 주도하며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의 약 25%를 차지 중이며 라틴 아메리카도 브라질, 멕시코가 성장을 주도하며 10%대의 점유율을 차지 중”이라고 기술했다.

시장이 방대해지고 있고 한국 시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삼성전기는 제품을 많이 찍어내는 것을 넘어 가치 향상에도 주력 중이다. FC-BGA뿐만 아니라 AI용 FC-BGA 생산에 집중 투자하는 점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30일 삼성전기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당시 김판배 패키지솔루션사업부 부사장은 “2분기 FC-BGA 시장은 AI 서버·네트워크용 고부가 기판 수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AI 가속기 서버 CPU용 차세대 고다층·대면적 임베디드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고 신규 빅테크 고객을 위한 AI 데이터센터·네트워크용 신제품 공급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역시 지난 1월 “올해 하반기부터 FC-BGA 라인이 풀가동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FC-BGA 증설 계획도 조심스럽게 생각해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전기 서버용 FCBGA. 사진=삼성전기

AI 서버용 FC-BGA 기판 생산 난이도는 PC용과는 차이가 크다. 일반 PC용 기판이 37x37㎜ 수준이라면 엔비디아 블랙웰 등 AI 서버를 위한 기판은 최대 150x150㎜까지 사이즈가 늘어난다. PC용 기판의 약 4배에서 최대 16배에 달하는 크기로 기판을 제작해야 하는 것이다.

기판이 커지다 보니 나노 단위 미세한 회로 패턴 정밀도 유지는 더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FC-BGA도 작은 먼지나 오차가 미세하게만 있어도 큰 기판을 모두 버려야 한다”며 “기판 크기가 커질수록 수율 이슈가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FC-BGA 자체도 18층 이상 층수로 만들어지고 코어를 중심으로 구리 회로층, 절연체가 겹겹이 이어지는 구조인데 여기에 기판 크기가 커질수록 각 층의 열팽창계수가 달라 기판이 휘어지는 현상(Warpage)이 발생해 솔더볼이 기판에 제대로 붙지 않는 이슈가 생겨 불량 문제가 더 생기는 것이다.

삼성전기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판 자체 성능을 높이는 방식을 택했다. 정밀 열팽창 제어를 비롯해 EPS(Embedded Passive Substrate) 내장 기술로 칩과 소자 간의 거리를 줄여 신호 손실을 최소화하고 칩의 연산 성능을 높이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또 대략 50~80㎛(마이크로미터) 수준이었던 이전 세대나 일반 패키지 기판의 비아(Via) 직경을 40㎛까지 줄였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양산 수율 안정화 측면에서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차세대 제품의 경우 25㎛, 차차세대는 10㎛까지도 비아 사이즈를 줄이려고 시도 중이다. 비아 크기가 줄어들면 더 많은 구리선을 깔 수 있고 신호 처리 속도가 더 붙으며 열 관리 측면에서도 칩의 온도를 더 빠르게 식힐 수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 중앙)이 8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서 열린 서버용 FC-BGA 출하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작 난이도 최상급으로 꼽히는 AI 서버용 FC-BGA를 유일하게 생산하다 보니 거래처도 이미 빅테크 위주로 연결고리가 형성돼 있다. 엔비디아, AMD, 아마존 등 글로벌 핵심 빅테크들을 거래처로 둔 것이 사례다. 삼성전기에 따르면 이들이 만드는 FC-BGA 매출 가운데 60~70%는 데이터센터용으로 공급된다.

김 부사장은 “에이전틱 AI 도입 확산으로 고성능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해 현시점에서는 FC-BGA의 전체 수요가 생산 능력을 초과하는 상황”이라며 “연초 대비 빅테크를 포함한 주요 거래선의 수요 급증으로 FC-BGA 사업은 큰 폭의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한 바 있다.

앞서 삼성전기는 FC-BGA 생산 능력 확대를 목적으로 베트남에서 외국인투자청으로부터 AI용 FC-BGA 생산 관련 투자 등록 증명서를 발급받았다.

“기술은 있지만”… LG이노텍, 대량 생산 수율에 고민

LG이노텍 직원이 FC-BGA 기판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LG이노텍

또 다른 국내 플레이어인 LG이노텍도 FC-BGA 제작사 중 하나다. 지난 2024년부터 PC용 FC-BGA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AI 서버를 위한 FC-BGA 제작 기술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미 FC-CSP, RF-SiP 등 스마트폰 기판에서는 30년간 글로벌 1위를 다퉈왔으며 애플, 퀄컴 등 글로벌 톱티어 고객들과 신뢰 관계를 다져와 고객 확보 장벽도 다른 신규 업체에 비해서는 유리하다는 평가다.

문제는 대량 양산이다. 업계에 따르면 FC-BGA의 경우 난도가 높은 제품은 수율이 50~60%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LG이노텍의 경우 공정 자동화를 통해 사람의 손길을 극도로 최소화하고 이물질이 닿는 것을 방지하는 등 수율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AI 서버용 FC-BGA 대량 생산까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4월 “기판의 고다층화는 공정별 결함이 누적돼 전체 수율이 낮아지는 문제를 발생시키며 실제로 24층·75~80바디 사양의 서버용 FC-BGA 제품은 정상 수율이 약 60% 수준”이라며 “새로운 기술 적용은 기판의 복잡성과 공정 난이도를 높이며 단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바라봤다.

지난해 LG이노텍 반도체 기판 생산 라인 평균 가동률은 80.8%로 FC-BGA를 제외한 RF-SiP와 FC-CSP 등 일부 제품군에 한해 사실상 풀가동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은 지난해 4월, 오는 2030년까지 구미 신공장 드림 팩토리를 활용해 BGA 사업을 조 단위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었다.

LG이노텍 FC-BGA. 사진=LG이노텍

기술과는 별개의 빅테크와의 라포와 신뢰도도 LG이노텍이 증명해야 하는 요소 중 일부다. D램·HBM을 양산하는 파운드리 사업처럼 빅테크들은 사업 경험을 중요시하는 데다가 기존 거래처를 끊고 새로운 업체를 택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LG이노텍은 테슬라 AI4용 FC-BGA 사업을 확보했다고 전해졌으나 아직 벤더 승인이 나지 않았을뿐더러 내부적으로 확실하지 않은 요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발주자라는 위치가 양날의 검으로 다가오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공개된 르포를 봤을 때 구미 신공장에서 디지털 트윈 적용과 최신 완전 무인화·AI 자동화 공장을 갖춘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도 “FC-BGA는 전형적인 고객 주문형 장기 거래 비즈니스로 엔비디아, 인텔 등 빅테크 고객사들은 이미 검증이 끝난 일본의 이비덴, 신코덴키나 대만 거래처를 선호하고 이들과 공급망을 구축 중”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로 들어가는 FC-BGA는 고적층인 데다가 기판이 열에 휘지 않으면서도 크기를 늘려야 유리한 점이 가장 어려운 개발 요소”라며 “고부가 사업이다 보니 각 경쟁사가 정보 공개를 매우 꺼리고 설사 이를 알더라도 기술을 쉽게 따라잡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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