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연합뉴스
올해 1분기 전업 카드사들의 실적은 '비용 관리' 여부에 따라 상반된 결과를 맞았다. 업계 1·2위인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는 마케팅과 일회성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후퇴한 반면, KB국민카드·롯데카드 등 중위권 카드사들은 비용 효율화와 건전성 개선 효과에 힘입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신한·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 등 전업 카드사 7곳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56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카드 승인액 자체는 늘었지만, 수수료율 인하와 조달 비용 부담이 지속되며 업권 전반의 수익성은 제한적인 흐름을 보였다.
업계 1위인 삼성카드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5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 감소했다. 스타벅스·무신사 등 주요 제휴처 확대를 통해 회원 확보와 이용금액 증가에는 성공했지만, 마케팅 확대에 따른 판매관리비(판관비) 증가와 조달 비용 부담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전 사업부문에서 이용금액과 상품채권잔고가 증가하면서 영업수익은 증가했지만 금융비용과 대손비용, 판관비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11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줄었다. 신용카드 취급액 증가에 따라 영업수익은 늘었지만, 조직 효율화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신한카드 측은 1분기 실적에 희망퇴직 관련 비용이 반영된 데다 회원 기반 확대를 위한 투자와 결제 취급액 증가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졌고, 일부 일회성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중위권 카드사들의 경우 비용 절감 전략이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 KB국민카드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0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2% 증가했다. 전년도 건전성 관리의 효과가 반영돼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전년 동기 대비 660억원 감소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연체율은 1.21%, 고정이하여신(NPL)은 1.00%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40%포인트, 0.32%포인트 개선됐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는 64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수치다. 실수요자 중심 상품 운영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 전략이 안정적인 성장세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하나카드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5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기업카드 이용 실적이 개선된 데다 '트래블로그' 중심의 해외 결제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 흐름을 이끌었다. 우리카드의 경우 올해 1분기 순이익 44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3.3% 증가했다. 회원 확대와 수익 기반 강화 전략이 실적 상승을 뒷받침한 가운데 독자 가맹점 확대에 따른 비용 구조 개선 효과도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카드는 대규모 해킹 여파에도 우량 고객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과 비용 효율화 전략으로 전년비 2배 가량 늘어난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롯데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2%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1.4% 증가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우량 고객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수익 기반을 마련했고, 지속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 및 대손 비용 절감 등 비용 효율화를 통해 1분기 영업이익 개선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카드사들의 경쟁 구도가 건전성·수익성 관리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가맹점 우대 수수료율 확대와 조달 비용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단순 외형 성장보다 대손비용 관리와 비용 효율화 역량이 실적 차별화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수익성 방어를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비금융 사업 확대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결제·데이터 기반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지만, 현행 규제로 인해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카드학계에서는 플랫폼 기반 비금융 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한국신용카드학회는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소비자 후생 제고 및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한 금융규제 완화' 세미나를 열고 카드사의 비금융 분야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는 "빅테크는 간편결제로 금융 진출이 자유로운 반면, 카드사는 여신전문업법으로 비금융·플랫폼 진출이 사실상 제한돼 핵심 플랫폼 사업으로의 확장은 규제 장벽이 높다"며 "여신전문업법에 비금융·플랫폼 사업을 허용하는 조항을 신설하고, 플랫폼·커머스 분야에 규제 샌드박스를 우선 적용한 뒤 3년 성과 평가 후 정식 허용으로 전환하는 등 단계적 샌드박스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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