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임금 14% 인상·OPI 20% 지급”···사측과 평행선 지속
무배당 3년 선언 속 인건비 부담 가중, 지배구조 리스크 지적도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스마트비즈 = 김혜인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예고하며 순항하고 있으나, 임금 협상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총파업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평균 14%의 임금 인상과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요구하는 노조 측과 미래 투자 재원 확보를 우선시하는 사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주주가치 훼손과 인건비 부담에 대한 시장의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1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다음 달 1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노조는 오는 22일 단체 투쟁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며, 사측이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24일경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의 요구안은 파격적이다. 평균 14% 수준의 임금 인상과 더불어 임직원 1인당 3000만 원의 격려금 지급, 3년간 자사주 배정, 그리고 영업이익의 20%를 재원으로 하는 초과이익 성과급(OPI) 상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기존 OPI가 연봉의 50% 한도로 제한되어 있던 것을 영업이익 연동 방식으로 전환하여 대폭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사측은 임금 6.2% 인상, 기본급 기준 200% 격려금, 영업이익의 10%대 OPI 지급안을 제시하며 맞서고 있다.
박재성 삼성바이오 상생노조위원장은 “삼성 그룹사 중 영업이익이 결코 작지 않음에도 과거부터 삼성전자, 삼성전기 등 계열사들과 비교해 초임부터 임금 격차가 벌어져 있었다”며 “이번 인상안은 관계사 내에서의 ‘키 맞추기’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대리급 기준 삼성바이오는 6000만 원 수준인 반면 삼성전자는 7000만 원 정도로 알려졌다.
■ 3년 무배당 기조 속 보상 논란… 주주가치 역행 우려
다만 시장의 시선은 곱지 않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향후 3년간 '무배당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주들이 사업 재투자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 전략에 동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의 과도한 보상 요구가 자본 배분의 우선순위를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영진과 노조 모두 기업의 주인은 주주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성과급 규모가 주주 배당보다 과도하게 높게 책정되는 현상이 반복된다면 시장은 이를 지배구조 리스크로 받아들여 결국 외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양상은 삼성그룹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 역시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는 약 45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삼성전자의 연간 배당금(약 11조 원)의 4배이자 연간 R&D 투자비(약 38조 원)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설비투자에만 110조 원 이상, 향후 5년간 국내에 45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한 점을 고려하면 재원 확보를 둘러싼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노사 갈등과는 별개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 전망치는 견조하다. 에프앤가이드 집계 기준 컨센서스는 매출 1조2981억 원, 영업이익 6120억 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매출 1조2382억 원과 영업이익 5782억 원을 예상했다. 다른 주요 증권사들도 5800억~61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전망하고 있다. 1~3공장의 높은 가동률과 4공장의 램프업(생산량 증대) 효과, 그리고 우호적인 환율 여건이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힌다.
수주 측면에서도 성과가 뚜렷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말 6억6800만 달러 규모의 복수 생산 계약을 시작으로 지난해 1월 14억1000만 달러 규모의 대형 계약을 따냈다. 이어 5월과 11월에도 신규 및 증액 계약을 연달아 수주하며 유럽 시장 수출 확대의 핵심축으로 부상했다.
다만, 노조원 3800명 중 약 2000명이 실제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갈등 장기화 시 2분기 이후의 실적과 대외 수주 경쟁력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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