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사이언스 김연옥 기자 |
삼성물산이 글로벌 전력 기술 기업 히타치 에너지와 협력을 확대하며, 유럽 전력망의 구조적 고도화와 에너지 전환 대응을 위한 기술 중심 전략을 본격화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13일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히타치 에너지 본사에서 유럽 전력망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와 안드레아스 쉬렌베크 CEO를 비롯한 양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초고압직류송전(HVDC)과 초고압교류송전(HVAC)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력망’ 구축이다. HVDC는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수백~수천 km 장거리 송전이 가능한 기술로, 해저 케이블 및 국가 간 전력 연계(인터커넥터)에 최적화되어 있다. 특히 전력 변환소에서 교류(AC)를 직류(DC)로 변환하는 컨버터 스테이션 기술과 전력전자 기반 제어 시스템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반면 HVAC는 기존 전력망의 주력 기술로, 변압기·차단기·무효전력 보상장치(FACTS) 등을 통해 주파수 안정성과 전압 품질을 유지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에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출력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STATCOM(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 등 고도화된 전력전자 장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양사는 앞서 2024년 HVDC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한 데 이어, 이번 협약을 통해 HVAC 영역까지 협력을 확장했다. 이를 통해 직류 기반 장거리 송전망과 교류 기반 지역 배전망을 통합 제어하는 ‘멀티 레이어드 그리드(Multi-layered Grid)’ 구현을 목표로 한다.
삼성물산과 히타치 에너지 업무협약식 (사진= 삼성물산)
히타치 에너지는 2020년 ABB 전력망 사업부를 히타치가 인수해 출범한 이후, HVDC 컨버터 기술, 디지털 변전소, 전력망 자동화 플랫폼 등에서 글로벌 선도 기술을 확보해왔다. 특히 140여 개국에 구축된 전력 설비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기반 전력망 최적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유럽 전력망은 현재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와 전기차, 데이터센터 증가로 인해 전력 수요와 변동성이 동시에 급증하는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전력 흐름을 실시간으로 제어하고 국가 간 전력 교환을 최적화할 수 있는 HVDC 인터커넥터와, 계통 안정성을 유지하는 HVAC 설비 간 통합 운용 기술이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유럽 전력망 시장을 대상으로 HVDC·HVAC 통합 설계, 전력망 디지털화 및 자동화, 대규모 재생에너지 연계, 초장거리 해저 송전 프로젝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공동 전략 수립과 프로젝트 파이프라인 구축을 통해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양사는 ADNOC 해상 설비에 청정 전력을 공급하는 해저 전력망 프로젝트와 호주 ‘마리너스 링크(Marinus Link)’ HVDC 사업 등 주요 글로벌 프로젝트를 공동 수행하며 기술 협력 성과를 축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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