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국내 주식 부호 지형도가 올해 1분기 다시 뒤집혔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기대감에 반도체주가 급등하면서 삼성 일가가 국내 주식 부자 순위 1~4위를 모두 차지했다. 상위 10명의 자산 집중도도 절반을 넘어서는 등 '부의 쏠림' 현상은 한층 심화됐다.
21일 금융 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100대 주식 부자의 지분 평가액은 총 215조 826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보다 35조원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주요 대주주 자산도 빠르게 불어났다.
증가분은 상위권에 집중됐다. 10대 주식 부자의 지분 평가액은 지난해 4분기 89조8425억원에서 올해 1분기 112조4143억원으로 22조원 넘게 늘었다. 전체 100대 부자 자산 가운데 상위 10명이 차지하는 비중도 49.9%에서 52.1%로 상승했다. 국내 증시 상승장이 전체 투자자보다 초대형 자산가에게 더 큰 이익으로 돌아갔다는 의미다.
주식 부자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었다. 지분 평가액은 30조 92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회장은 올해 삼성전자 주가 반등에 힘입어 자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어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나란히 2~4위에 올랐다.
재계에선 삼성 일가의 독식 배경으로 상속세 납부 부담 완화, 지배 구조 안정 기대감,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른 삼성전자 실적 개선 기대를 꼽는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 상위권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4분기 2위였던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1분기 5위로 밀려났다. 반면,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은 지분 평가액 8조 284억원으로 10위에서 7위로 뛰어올랐다. TC본더 등 반도체 장비 수요 확대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SK 회장도 순위가 상승했다. SK하이닉스를 직접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지주사 SK 주가가 오르며 지난해 13위에서 올해 11위로 올라섰다. SK하이닉스의 HBM 경쟁력 강화가 그룹 가치 재평가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코스닥 강자들은 주춤했다. 알테오젠 박순재 대표는 8위에서 15위로 내려왔고,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는 16위에서 22위, 파마리서치 정상수 회장은 29위에서 37위로 밀렸다. 재계 관계자는 "1분기 국내 증시는 사실상 반도체 장세였다"며 "누가 반도체 관련 지분을 얼마나 보유했느냐에 따라 순위가 갈렸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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