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트인 가전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 세계 빌트인 가전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는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나란히 고효율 AI 가전 라인업을 선보였다. 양사는 유럽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디자인과 에너지 절감 기술을 앞세워 현지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은 1920년대 독일에서 빌트인 주방 개념이 처음 탄생한 본고장으로 전 세계 빌트인 가전 시장 규모인 약 645억 달러 중 약 250억 달러 이상을 점유하는 핵심 전략 요충지다.
특히 최근 에너지 가격 급등과 친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유럽 소비자들은 단순한 기능을 넘어 ‘극강의 효율’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기 다른 접근법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삼성전자 가전 기술 세미나 ‘더 브리프 밀란’에서 참석자들이 '후드 일체형 인덕션' 신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제공: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하드웨어의 성능을 넘어선 ‘초연결 AI 생태계’를 핵심 무기로 삼았다. 스마트싱스(SmartThings)라는 거대 플랫폼을 통해 가구 내 모든 가전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사용자가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에너지를 아끼는 미래형 주방을 제시했다.
LG전자는 유럽의 고전적인 주거 특성인 ‘공간의 협소함’에 주목했다. 힌지와 방열 기술이라는 하드웨어적 혁신을 바탕으로 20인치대 라인업을 강화하고 초프리미엄부터 대중적 프리미엄까지 아우르는 촘촘한 제품군을 통해 ‘맞춤형 솔루션’으로서의 입지를 다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이탈리아 법인 내 쇼룸에서 가전 기술 세미나 ‘더 브리프 밀란(The Brief Milan)’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현지 주요 미디어와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유럽 시장에 특화된 고효율 AI 가전과 스마트싱스 기반의 ‘AI 절약모드’ 등 차별화된 기능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삼성전자가 이번 행사에서 강조한 비스포크 AI 세탁기는 유럽 에너지 소비 효율 A등급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65%나 추가 절감한다. AI가 세탁물의 무게, 종류, 오염도를 스스로 감지해 최적의 코스로 진행하는 ‘AI 맞춤세탁+’ 기능을 갖췄으며 비스포크 AI 건조기와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역시 에너지 소비 효율 A등급을 달성했다.
특히 스마트싱스 AI 절약모드를 사용할 경우 세탁기는 최대 70%, 건조기는 최대 20%, AI 콤보는 세탁 시 최대 60%, 건조 시 최대 30%까지 에너지를 추가로 아낄 수 있다.
주방 가전에서는 유럽 에너지 효율 A+ 등급을 지원하는 ‘후드 일체형 인덕션’ 신제품이 소개됐다. 인덕션 중앙에 후드가 탑재돼 연기와 냄새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특징이다.
함께 전시된 비스포크 AI 식기세척기는 유럽 A등급보다 에너지를 20% 추가 절감하며 빌트인 디자인이 적용됐다. 비스포크 AI 냉장고 1도어와 빌트인 상냉장·하냉동(BMF) 냉장고는 ‘스페이스 맥스’ 기술로 내부 공간을 넓혔으며 AI 비전 기능을 갖춘 패밀리허브 냉장고도 함께 전시됐다.
문종승 삼성전자 DA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유럽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고효율의 빌트인 AI 가전 라인업을 강화해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객이 LG전자가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처음 선보인 유럽 전용 LG 빌트인 패키지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제공: LG전자)
LG전자는 오는 26일(현지시간)까지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6의 ‘유로쿠치나(EuroCucina)’에 참가해 유럽 전용 ‘LG 빌트인 패키지’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오븐, 인덕션, 냉장고, 식기세척기로 구성된 이 패키지는 주방 구조와 취향에 맞춰 통일감 있는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는 종합 주방가전 솔루션이다.
LG전자는 유럽 주거 공간이 상대적으로 협소한 점을 고려해 20인치대 제품군 중심으로 패키지를 구성했다. 가구장과의 여백을 최소화하고 돌출부를 줄인 ‘심리스(Seamless)’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좁은 공간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힌지와 방열 기술을 강화했다.
에너지 효율 면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식기세척기에는 AI가 식기 오염도를 분석해 물 온도와 세제량을 조절하는 ‘AI 센스클린’ 기능이 적용돼 A등급보다 30% 더 효율적인 ‘A-30%’를 달성했다. 냉장고 역시 사용 패턴을 학습해 온도를 제어하는 ‘AI 프레시’ 기능을 통해 A등급 대비 10% 추가 절감한 ‘A-10%’를 구현했다.
LG전자는 초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 ‘SKS(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와 프리미엄 ‘LG 빌트인 패키지’를 앞세운 ‘듀얼 트랙’ 전략으로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30인치 이상의 SKS 제품군을 유럽으로 확대해 선택 폭을 넓히는 한편 B2B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부사장)은 “유럽 주거 공간의 특성과 고객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빌트인 솔루션으로 프리미엄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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