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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산업썰전] 포스코의 '7000명 직고용'이 불러올 악영향 3가지

AI가 전세계 산업을 집어삼키는 상황에서 중후장대 산업인 철강업종은 배제되며 하향산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포스코의 실적 역시 좋지 않다. 포스코의 연결 기준 매출은 지난 2023년 77조 1272억 원에서 2024년 72조 6881억...

[산업썰전] 포스코의 '7000명 직고용'이 불러올 악영향 3가지

노란봉투법,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 지속적 인명사고가 배경

문제 1: 철강 업황 하향 속에서 막대한 인건비 부담

문제 2: 야기되는 공정성과 형평성 논란

포스코가 결국 결단을 내렸다. 하청 노동자 약 7000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나섰다. 규모만 놓고 보면 전례를 찾기 힘든 파격이다.

포스코는 직영과 협력사가 함께 근무하는 원·하청 구조로 운영돼 왔다. 이번 결정을 통해 포스코 협력사 노동자를 본사 정규직으로 직접 편입할 예정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하청 노동자 문제를 결단내겠다"고 선언한 후 2주만에 포스코 협력사 직원 7000여명을 직고용하기로 파격 결정한 것이다.

포스코는 “포항·광양제철소 생산 현장에서 조업을 지원하는 사내하청 등 협력업체 노동자 7천여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며 “위험의 외주화를 뿌리 뽑고 안전 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장기화된 소송으로 인한 회사와 직원들의 부담을 덜고 상생하는 노사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이 선택을 두고 노동계는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경영계는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7000명 직고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이 중대해 보이기 때문이다.

노란봉투법,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 지속적 인명사고가 배경

포스코가 7000명의 하청직원들의 직고용을 결정하게 된 결정적 배경에는 노란봉투법이 있다. 실질적 지배력이 있는 원청 사업주에게 교섭 의무를 부과한 노란봉투법이 지난달 10일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포스코의 부담은 한층 가중됐다. 하청 노동자도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의 원·하청 구조는 사실상 무너졌다.

과거에는 “직접 계약 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교섭을 거부할 수 있었다. 이제는 그게 통하지 않는다. 교섭 요구, 파업, 소송이 한꺼번에 들어오는 구조가 됐다. 복수의 하청노조들은 원청인 포스코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하청노조들이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며 합법 파업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2011년부터 이어진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까지 겹쳤다. 2011년 시작된 관련 소송은 무려 28건에 이른다. 2022년 7월 대법원에서 하청노동자 손을 들어주면서 제철업계 최초로 불법파견이 인정됐고, 소송에 참여한 하청노동자들은 대부분 승소하고 있다. 대법원이 하청 노동자 손을 들어준 이후 흐름은 이미 기울어 있었다. 계속 버틸수록 불확실성과 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었다.

또 포스코는 지속적인 산업재해 인명사고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철강업체다. 이번에 직고용되는 7000명 하청업체 직원들은 현장에서 조업을 지원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을 직접 관리하게 되면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이번 선택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계속 싸우며 리스크를 키울 것인가, 아니면 한 번에 비용을 떠안고 구조를 정리할 것인가. 포스코는 후자를 택했다. 상생이라기보다, 통제 가능한 비용으로 바꾼 셈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여러 면에서 악수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문제 1: 철강 업황 하향 속에서 막대한 인건비 부담

첫번째 문제는 하향산업화 되가는 철강업종에서 인건비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지금 철강 산업은 좋지 않다. 중국발 공급 과잉은 여전하고, 미국과 유럽의 관세 장벽은 더 높아지고 있으며, 미국발 관세 위협은 여전하다. 수익성을 방어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구간이다. AI가 전세계 산업을 집어삼키는 상황에서 중후장대 산업인 철강업종은 배제되며 하향산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포스코의 실적 역시 좋지 않다. 포스코의 연결 기준 매출은 지난 2023년 77조 1272억 원에서 2024년 72조 6881억 원, 지난해 69조 948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023년 1조 8458억 원에서 2024년 9476억 원, 지난해 5044억 원으로 급감했다.

이 상황에서 하청 인력을 직고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단순히 사람을 데려오는 게 아니다. 급여, 복지, 각종 수당까지 모두 끌어올려야 한다. 업계에서는 하청 인력 1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인건비가 2~3배까지 뛴다고 본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기준 직원 평균 연봉이 1억4700만원에 달한다. 7000명을 한꺼번에 직고용하게 되면 발생할 비용이 단순계산하게 되면 1조원이 넘어간다.

포스코에게 큰 부담이 예상되는 것은 7000명이나 되는 인원을 자회사 설립 등의 방식이 아닌 직고용한다는 점이다. 똑같은 문제를 겪었던 현대제철은 자회사를 설립해 협력사 직원들을 흡수하는 방식을 택한 것과도 다르다. 갈길 바쁜 포스코에 인건비 발목이라는 새로운 우려가 생기는 지점이다.

문제 2: 야기되는 공정성과 형평성 논란

다음은 '공정성' 문제와 '형평성' 문제다.

인전공항공사 사례를 보자.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취임 이후 인천공항공사를 찾아 약속하면서 시작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은 3년 동안 무수히 많은 논란과 분쟁을 만들어 왔다.

자회사로 할지 직접고용으로 할지, 어떤 기준으로 직고용의 필요성을 판단할지를 두고 정부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기업마다 노동조합은 파업과 시위를 통해 직고용이나 근로 조건 개선을 얻어내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포스코의 경우 비정규직이 하청업체로 바뀌었을 뿐이다. 문제의 핵심은 '공정성'으로 똑같다 취업준비생들은 엄청난 경쟁률을 뚫어야 포스코에 입사할 수 있다. 그런데 포스코의 하청업체에 들어가 공개 선발 과정 없이 포스코의의 정규직이 되는 것을 청년들이 수긍할 수 있을까.

이미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온 포스코 정규직들 역시 이번 조치에 상실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공채로 들어온 직원과 직고용 전환 인력 간의 형평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승진, 보상, 배치에서 갈등이 생겨나면서 조직 운영에 새로운 에로사항이 생길 수 있다.

노조 역시 이같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임용섭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지회장은 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직고용 과정에서 온전한 정규직 전환이 아니라 기존 정규직과 차별을 두는 직군 신설이나 근속인정·임금차액에서 불이익, 소송 포기 등을 요구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다.

문제 3. 7000명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규직이 되지 못한 다른 수많은 하청업체 직원들과, 재하청에 2차하청 업체들까지 집단적으로 정규직을 해달라며 들불처럼 일어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의 문제다.

포스코 포항·광양 제철소에는 사내 하청 노동자가 약 1만8000명에 달한다. 협력업체만 80여 개다. 여기에 재하청, 2차 하청까지 포함하면 숫자는 더 늘어난다.

7000명을 직고용했다. 그럼 나머지는 어떻게 되는가.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교섭 요구는 더 강해진 상황이다. “왜 우리는 안 해주냐”는 요구가 나오는 건 시간 문제다.

이건 선례다. 한 번 문을 열면 계속 요구가 이어진다. 결국 포스코의 이번 결정은 하나의 신호가 된다.

포스코는 공기업이 아닌 민간기업이고,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다. 이번 직고용 조치는 다른 기업들에게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다른 기업들 역시 같은 압박에 직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위의 세 가지 문제는 아직 현실이 아니다. 하지만 조건은 이미 만들어졌다.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고, 형평성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여기에 정규직 전환 요구까지 확산될 경우 포스코가 감당해야 할 부담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수준이 된다. 7000명 직고용은 결론이 아니라 시작에 가깝다.

이번 선택이 포스코의 악수가 될지, 아니면 포스코의 얘기처럼 노사상생의 대표적 사례이자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선택이 될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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