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수 경남도지사 청년 주거 공약
산단 주변 원룸·오피스텔 공급 충분
청년 소득 줄고 주거비 부담은 늘어
창원 팔용동에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운영하는 오피스텔이 들어서 있다. 사진은 창원드림타운 모습. /이미지 기자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6·3 지방선거에서 ‘청년 노동자 타운하우스 조성’과 ‘직장주택조합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산업단지 청년층 주거 문제는 주택 부족보다 ‘직주근접’과 ‘주거비 부담’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지사는 창원국가산업단지와 진주 상평산업단지 등 노후 산업단지 주변에 청년 노동자 전용 공공임대형 타운하우스를 조성하고 직장주택조합 설립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주거와 문화·여가 기능을 결합해 청년 정주 여건을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현장에서는 집을 구하지 못하는 것보다 직장과 가까운 곳에서 부담 가능한 비용으로 거주하는 것이 더 큰 과제로 꼽혀 공약 추진 과정에서 현실 여건을 반영한 세부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산업단지 인근 청년 주거 수요는 꾸준하다.
창원국가산단 주변에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운영하는 창원드림타운(420호)과 키콕스휴스테이(74호)가 있다. 창원드림타운은 보증금 500만 원, 월 임대료 30만 원 수준으로 직장과 가까우면서 월세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대부분 만실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창원휴스테이는 산단 노동자가 월 10만 원대 비용으로 거주할 수 있어서 수요가 꾸준하다.
공공 주거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청년 노동자들은 도심권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이용한다. 민간 임대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지만 주거비 부담과 출퇴근 거리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창원국가산업단지 전경. /경남도민일보DB
창원드림타운 책임임대차계약을 맡은 신영SLP 관계자는 “직장과 가까운 데다 창원 도심 오피스텔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원 중동, 상남동, 창원중앙역 일대 오피스텔이 많아서 집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어서 새로 짓기보다 월세 부담을 덜어주는 게 현실적이다”고 말했다.
진주상평일반산업단지 입주기업 관계자도 “원룸이나 빌라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다만 직장 가까운 곳에서 감당 가능한 비용으로 살면서 청년층이 선호하는 문화·여가시설이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청년층은 소득 감소와 주거비 증가를 동시에 겪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서 올해 1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소득은 전년 동기보다 1.7% 감소했지만 실제 주거비 지출은 11% 증가했다. 청년층이 체감하는 주거 부담이 커진 셈이다. 또 지난해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청년 1인 가구의 주거비 결정요인’ 보고서에서 월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이 20% 이상인 청년층은 29.5%에 달해 청년층 3가구 중 1가구가 월급의 20% 이상을 주거비에 사용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 지사의 직장주택조합 활성화 공약도 산업단지 노동자의 내 집 마련 대안으로 관심을 받는다. 다만 지역에서는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도내에서는 2017년 창원시 진해구 경화동 두산위브직장주택조합아파트(462가구)가 대표 사례로 꼽힌다. 2014년 조합 설립 이후 두산중공업 임직원이 조합원으로 참여했고 회사가 시행과 시공을 맡아 사업을 추진했다. 거제지역에도 삼성중공업 임직원을 중심으로 한 직장주택조합 아파트가 조성된 바 있다.
창원중앙역 인근 오피스텔 임대 물건을 부착한 공인중개사무소 모습. /이미지 기자
두 사례 모두 대기업이 사업 추진을 뒷받침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직장주택조합이 성공하려면 안정적인 조합원 확보와 사업 추진 역량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후 직장주택조합 사업은 사실상 확산되지 못했다. 사업 추진 기간이 길고 조합원 모집 실패 위험이 있는 데다 최근 공사비 급등으로 분담금 부담까지 커지면서 기업과 노동자 모두 참여를 꺼리는 분위기다.
이에 경남도는 앞으로 직장주택조합 설립을 희망하는 기업과 노동자를 대상으로 인허가와 조언·상담(컨설팅) 등 행정 지원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청년 노동자 주거정책의 성패가 공급 규모보다 입지와 비용에 달렸다고 분석한다.
정상철 창신대 부동산경영학과 석좌교수는 “산업단지 청년 주거정책은 단순한 공급 확대보다 직주근접성과 주거비 부담 완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청년층 특성과 수요를 세분화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미지 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