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미술관 정책 거버넌스 리빙랩
도내 문화예술 공간 운영자 참여
공간 지속 가능성·공공 역할 논의
지난 28일 오후 2시 경남도립미술관 지하 1층 다목적홀에서 2026 GAM 뮤지엄 리빙랩 ‘로우 토크(RAW TALK): 공간에서 관계로, 미술관에서 지역으로’가 열리고 있다. /류민기 기자
도내 문화예술 공간 운영자들이 공간 지속성을 위한 고민을 쏟아내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경남도립미술관 등 공공기관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예술인 매칭, 아트숍 운영 등의 방안 등이 거론됐다.
지난 28일 오후 2시 경남도립미술관 지하 1층 다목적홀에서 2026 GAM 뮤지엄 리빙랩 ‘로우 토크(RAW TALK): 공간에서 관계로, 미술관에서 지역으로’가 열렸다. 이날 리빙랩은 도내 공간 운영자들이 활동 경험과 사례를 공유하고, 지역 문화예술 자원과 도립미술관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진경 창원 ‘바인딩’ 대표, 이재림 ‘고성청년예술촌’ 대표, 이노우에 리에 창원 ‘무하유’ 대표, 박순영 거제 ‘문화공간;모음’ 대표가 참여해 순서대로 경험을 나눴다. 이들은 적게는 3년째, 많게는 9년째 공간을 운영하며 전시부터 아트 상품 개발·판매까지 저마다 활동을 이어왔다. 패널로는 김재환 경남도립미술관 학예팀장, 모형오 경남문화예술진흥원 팀장, 이서후 경남도민일보 기자, 김나리 피에스아이 스튜디오 대표가 함께했다.
공간 운영자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버티기’라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안정적인 수익 창출 구조를 갖추지 못한 채 공간을 운영하면서 겪는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었다.
“근본적으로 먹고사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한 5년 전부터 ‘나 혼자 먹고 사는 게 해결돼서 되는 게 아니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젝트를 할 경우에 품앗이를 한다거나 분산하는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다. 공생을 초점으로 버티는데, 쉽지가 않다. 그런데 혼자보다는 둘이 낫고, 둘보다는 셋이 나은 거 같다.”(정진경)
“공간에 있을 때 느끼는 보람이라든지, 지역 분들과 작가님들과 또 선생님들과 무언가 할 때 너무 재밌다. (공간 운영 과정에서) 에너지가 있다. 이 에너지는 공간이 있어야 공유된다. 공간을 조금이라도 유지하고 싶다. 그런데 하고 싶다며 유지하기보다는, 그냥 이어져가고 있는 그런 상태다.”(이노우에 리에)
지역 미술 시장은 침체해 있다. 서울과 대조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지난해 11월 발간한 <2025 미술시장조사(2024년도 기준) 보고서>를 보면 전국 화랑(gallery)은 877곳으로, 이 중 58.3%(511곳)가 서울에 있었다. 전체 화랑의 1%인 상위 9곳이 작품 판매액의 63.8%를 차지했다. 서울 화랑의 판매 작품 수는 1만 6686점으로, 전체 판매량 2만 3821점의 70%에 달했다. 이에 반해 228곳은 작품 판매 실적이 없었다. 경남은 별도 통계가 없어 시장 규모와 실태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젊은 친구들은 불안한 시기에 자기 공간을 만들고 지켜내다가 뿔뿔이 흩어지면서 사라지기도 한다. 다양한 층위의 공간들이 있지만, 우리는 사라질 때 사라지더라도 최대한 지지와 응원을 보내고 같이 무언가 하겠다는 것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조금이라도 오래 더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보기보다는 어떻게든 같이 하려고 한다.”(이서후)
지난 28일 오후 2시 경남도립미술관 지하 1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6 GAM 뮤지엄 리빙랩 ‘로우 토크(RAW TALK): 공간에서 관계로, 미술관에서 지역으로’에서 창원 ‘바인딩’ 정진경 대표가 공간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류민기 기자
지난 28일 오후 2시 경남도립미술관 지하 1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6 GAM 뮤지엄 리빙랩 ‘로우 토크(RAW TALK): 공간에서 관계로, 미술관에서 지역으로’에서 ‘고성청년예술촌’ 이재림 대표가 공간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류민기 기자
지난 28일 오후 2시 경남도립미술관 지하 1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6 GAM 뮤지엄 리빙랩 ‘로우 토크(RAW TALK): 공간에서 관계로, 미술관에서 지역으로’에서 창원 ‘무하유’ 이노우에 리에 대표가 공간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류민기 기자
지난 28일 오후 2시 경남도립미술관 지하 1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6 GAM 뮤지엄 리빙랩 ‘로우 토크(RAW TALK): 공간에서 관계로, 미술관에서 지역으로’에서 거제 ‘문화공간;모음’ 박순영 대표가 공간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류민기 기자
지난 28일 오후 2시 경남도립미술관 지하 1층 다목적홀에서 2026 GAM 뮤지엄 리빙랩 ‘로우 토크(RAW TALK): 공간에서 관계로, 미술관에서 지역으로’가 열리고 있다. /류민기 기자
공간 운영자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하며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공공의 역할이 중요하다. 문화예술진흥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문화예술 진흥에 관한 시책을 강구하고 국민의 문화예술 활동을 권장·보호·육성하며, 이에 필요한 재원을 적극 마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과 경남도립미술관 등 공공기관도 공간 운영자들의 활동을 뒷받침할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오늘 참여한 공간 운영자들이 대부분 조그맣게라도 상품을 가지고 있다. 그것 자체가 지역 작가의 작품이자 상품이다. 도립미술관에서 아트숍을 운영한다면 지역사회의 많은 연결고리가 숍으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장이 있어야 상품을 개발하고 투자를 할 거다. 얼마든지 경남도립미술관 아트숍이 지역사회의 다양한 창작자들을 연결할 수 있는 공급망까지 될 수 있지 않을까.”(김나리)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을 거 같다. 저희가 기본적인 아트숍도 못 하고 있는데, 내년에 1층 공간을 개선하면서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식으로, 인력 문제라든지 쉽지 않은데, 예를 들면 저희가 아트숍을 만든다고 가정했을 때 어떤 상품을 가지고 올 것인가. 국립현대미술관·국립중앙박물관 굿즈처럼 지역에서 만들 수 있는 상품을 팝업식으로 한다든지 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든다.”(김재환)
“기획자들이 많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지원사업을 보면 예술 창작하는 데 많이 돼 있다. 기획자들이 활동하는 거는 잘 안 돼 있다. (지원사업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부담이 많고, 기획자가 자기 돈 들여가면서 일을 해야 한다. 기획자들이 (경남으로) 많이 오고 싶게끔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박순영)
“2014년 지역문화진흥법 제정 전후로 (예술인에서) 시민들이나 도민들에게 좀 옮겨가는 형태의 사업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향유자였던 도민들이나 시민들이 적극적인 참여 주체로 좀 옮겨가는 관점에서 하기는 하는데, 정작 그 사이에서 기획하고 활동하는 부분에 대한 직접적인, 어떤 실질적인 지원이 부족하다.”(모형오)
모형오 팀장은 “지금까지 진흥원에서 했던 인력양성사업은 문화예술과 시민을 연결·매개하는 데 집중돼 있었다”며 “저희에게 필요한 매개 인력, 예술 창작품과 어떤 시장, 예술 창작품과 지역사회를 매개해 줄 수 있는 매개·기획 역할을 하시는 분들에 대한 층위를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작품이 팔린다는 거 말고도, 작가들의 고민이 생각보다 똑같지 않다. 공간을 지속되게 운영하는 거에도 좀 더 깊게 들어가면 다른 방법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많은 사람보다는 처음 오거나 두 번 오게끔 하는 게 공간 운영 쪽에서는 좀 재밌는 전략이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상황·조건·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사람이라든지, 견딜 수 있는 그런 예술인들이 매칭돼야지 공간에 시너지가 생긴다고 본다.”(이재림)
/류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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