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문병도 기자] 22일 사이언스 분야에서는 공동연구 협약 체결, 연구성과 공개, 백천물리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동방에프티엘과 항생제 내성균 대응 신규 항균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ETRI가 에지 컴퓨팅 서비스의 기능 요구사항을 정의한 국제표준 'ITU-T Y.3541' 이 지난 2월 제네바 ITU-T 회의에서 최종 승인됐고 김성기 IBS 연구단장팀이 뇌가 주의를 기울일 때 감각 피질의 층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신호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성락경 UNIST 교수가 한국물리학회가 수여하는 '백천물리학상'을 수상했고 KERI가 기술 기반 창업기업 발굴·육성 프로그램 '케리터 7기'를 모집한다. 최영재 KAIST 교수팀이 DNA를 기반으로 계산과 기억을 동시에 수행하는 분자 컴퓨터를 구현했고 황동수 포항공대 교수팀이 멍게가 수중에서 바위에 달라붙는 접착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파스퇴르연-동방에프티엘 '항균제 개발'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동방에프티엘과 항생제 내성균 대응 신규 항균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과 다제내성 장내세균 등을 대상으로 후보물질 스크리닝과 효능 평가, 작용기전 분석을 수행한다. 파스퇴르연은 항균 활성 검증과 동물모델 기반 효능 검증을, 동방에프티엘은 후보물질 합성·최적화와 전임상 연구개발을 각각 담당한다.이번 협력은 시급성이 높아지는 항생제 내성 문제에 대응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WHO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감염 6건 중 1건이 항생제 내성균에 의한 것이며, 내성으로 인한 사망자는 2050년 연간 1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MRSA 내성률은 45.2%로 세계 평균의 1.7배에 달한다.
AI·5G·에지 컴퓨팅 기반 유연의료 서비스 플랫폼 기능 구성도 (그림제공=ETRI)
ETRI '에지 컴퓨팅 국제표준 승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에지 컴퓨팅 서비스의 기능 요구사항을 정의한 국제표준 'ITU-T Y.3541' 이 지난 2월 제네바 ITU-T 회의에서 최종 승인됐다.
에지 컴퓨팅은 데이터를 중앙 서버가 아닌 생성 현장 인근에서 바로 처리하는 기술로, 지연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자율주행·스마트공장·원격의료·AI 서비스 등에 활용된다. 이번 표준은 에지 컴퓨팅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기능 요구사항을 세계 최초로 체계화한 것으로, 다양한 기업과 기관이 공통 기준 아래 서비스를 개발·연동할 수 있는 '표준 설계도'가 마련됐다. 김대원 ETRI박사와 오명훈 호남대 교수가 2022년부터 표준 개발을 주도했으며, 김대원 박사가 2023년 개발한 기존 표준을 한 단계 발전시킨 것이다. ETRI 연구진은 회의에서 AI 특화 에지 컴퓨팅 신규 권고안 개발 과제도 추가로 승인받았다. 김대원 박사는 "연구개발 성과를 국제표준으로 연결해 기술 경쟁력과 표준 주도권을 동시에 확보한 사례"라고 말했다.
IBS '뇌가 주의 조절하는 원리 규명'
김성기 기초과학연구원(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연구단장팀이 뇌가 주의를 기울일 때 감각 피질의 층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신호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대뇌피질의 층 구조를 구분할 수 있는 초고자장(7T) fMRI와 스핀-에코 방식을 결합해 사람의 감각 피질 층별 반응을 측정했다. 참가자 손가락에 촉각 자극을 주고 손목에는 방해 자극을 제시한 뒤, 주의를 기울인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주의를 기울였을 때 감각 피질 표면층에서는 신호가 증가하고 심층에서는 감소하는 상반된 패턴이 나타났다. 중간층에서는 유의한 변화가 없었으며, 방해 자극이 있는 조건에서는 모든 층에서 신호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주의가 감각 신호를 단순 증폭하는 것이 아니라 피질 층 구조에 따라 선택적으로 조절한다는 점을 인간에서 직접 확인한 것이다. 연구 성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4월 13일 온라인 게재됐다.
성락경 교수 (사진제공=UNIST)
◆성락경 교수 '백천물리학상'
성락경 울산과학기술원(UNIST) 수리과학과 교수가 한국물리학회가 수여하는 '2026년 백천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은 22일 한국물리학회 제102회 정기총회에서 진행됐다. 백천물리학상은 입자물리학 이론 분야의 젊고 우수한 연구자에게 주어지는 권위 있는 상이다. 성 교수는 양자장론과 끈이론에서 기존 방식으로 풀기 어려운 비섭동 현상에 기계학습을 적용해 연구 지평을 확장하고 국제 협력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칼라비-야우 다양체의 복잡한 구조를 기계학습으로 분석한 연구는 AI를 기초과학에 접목한 선구적 성과로 국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도 케임브리지대·캘리포니아공대·교토대 등에서 초청 강연을 이어가며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KERI, 창업기업 7기 모집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기술 기반 창업기업 발굴·육성 프로그램 'KERITOR(케리터) 7기'를 모집한다.
케리터는 KERI와 액셀러레이터의 합성어로, 창원 강소특구 창업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예비·초기 창업자를 뜻한다. 모집 기한은 5월 12일까지며, 설립 7년 미만의 초기 창업자 또는 예비 창업자가 지원 가능하다. 전기추진시스템 특화 분야와 기술 기반 일반 분야로 나뉜다. 선발 기업에는 1:1 전문가 매칭, IR 및 기술신용평가(TCB) 자료 제작 지원, KERI 기술 컨설팅, 글로벌 현지 프로그램 참여, 국내외 VC 투자 상담회, 사업화 자금(600만 원 이상) 연계 등 전 주기 맞춤형 지원이 제공된다. 경남벤처투자와 연계한 'KERI-MATE' 프로그램을 통해 10억 원 이상 직간접 투자 유치와 글로벌 시장 진출도 지원한다. 서길수 KERI 기술사업화본부장은 "성장 단계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KAIST 'DNA 분자 컴퓨터 개발'
최영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학생물학대학원 교수팀이 DNA를 기반으로 계산과 기억을 동시에 수행하는 분자 컴퓨터를 구현했다.
반도체 공정이 2나노미터(nm) 수준에 도달하며 물리적 한계에 가까워진 가운데, DNA는 염기 간 간격이 0.34nm에 불과해 차세대 초고집적 정보 처리 소재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기존 DNA 회로는 한 번 반응하면 재사용이 불가능한 일회성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입력 신호에 따라 DNA 분자가 결합·분리되며 배열이 바뀌고, 그 상태가 유지되도록 설계했다. 별도의 초기화 없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리셋 없는(reset-free)' 회로를 구현한 것이다. 분자가 스스로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하는 '지능형 바이오 시스템'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렸다.
포항공대 '멍게 접착 비밀 규명'
황동수 포항공대(POSTECH) 환경공학부 교수팀이 멍게가 수중에서 바위에 달라붙는 접착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멍게의 부착기관인 가근을 분석한 결과, 멍게가 접착 단백질을 단순 분비하는 것이 아니라 철·크롬·바나듐 등 금속 이온과 결합해 나노미터 크기의 고체 입자로 포장한 뒤 목적지까지 운반하고, 가근 표면에 도달하는 순간 입자 구조가 재편되며 접착 단백질이 활성화되는 방식임을 밝혔다. 금속 이온과 도파(DOPA) 아미노산의 직접 결합으로 접착력을 만드는 홍합과는 뚜렷이 구별된다. 홍합이 '접착제의 강도'에 집중한다면, 멍게는 '접착제의 전달 방식'을 독창적으로 해결한 셈이다. 연구는 해조류가 초기 부착에 실패하는 원인을 이해하는 단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바다 사막화 대응과 해양 생태계 복원, 수중용 바이오 접착 소재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 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에 실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