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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우디 떠난 EWC, 이번엔 파리다…7주간 'e스포츠 올림픽' 열린다

글로벌 IT 기업 일부가 공격적 마케팅 기조를 조정했지만, 유럽 현지 브랜드와 공공기관 참여는 오히려 늘어나는 분위기다. 특정 빅테크 기업 의존도를 줄이고 지역 기반 후원 구조를 강화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사우디 떠난 EWC, 이번엔 파리다…7주간 'e스포츠 올림픽' 열린다

리야드 단일 개최 종료 수순…유럽 팬덤·정부 지원 결합하며 글로벌 순회 시대 개막

세계 최대 규모 e스포츠 축제인 'EWC(Esports World Cup)'가 2026년 여름 프랑스 파리로 향한다. 개최지 변경 이상의 의미가 담겼다. 중동 중심으로 성장하던 국제 e스포츠 산업이 유럽 핵심 시장으로 무게추를 이동시키는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EWC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기반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막대한 오일머니와 공격적 투자 전략을 바탕으로 단기간에 글로벌 최상위 대회 반열에 올랐다.

e스포츠 월드컵(EWC) 재단은 'EWC 2026'을 프랑스 파리에서 ㄱ월 6일부터 개최한다.  (사진= e스포츠 재단)

하지만 산업이 커질수록 단일 지역 중심 구조에는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왔다. 글로벌 스폰서와 구단, 방송 플랫폼들은 보다 확장성 있는 개최 모델을 요구했고, 결국 EWC는 순회 체제라는 새 해법을 선택했다.

첫 무대는 파리다. 유럽 e스포츠 팬덤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다.

2026년 대회 총상금은 7500만달러(약 1000억원) 규모다.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이지만 체감 영향력은 오히려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최 지역이 유럽으로 이동하면서 현지 미디어 노출 효과와 오프라인 관람 수요가 동시에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회는 7주 동안 이어진다. 참가 규모도 압도적이다. 100개국 이상에서 200개 이상 프로 구단과 약 2000명의 선수가 파리에 집결한다. 총 24개 종목에서 25개 토너먼트가 치러지는 '크로스 타이틀(Cross-Title)' 구조로 설계됐다. 단일 게임 우승만으로 끝나는 구조가 아니다. 여러 종목에서 획득한 포인트를 합산해 최종 클럽 챔피언을 결정하는 '클럽 챔피언십' 방식이 핵심이다.

이 때문에 각 구단의 운영 역량과 선수층 깊이가 성적을 좌우하게 된다. 특정 스타 플레이어 한 명만으로 우승하기 어려운 구조다.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이 '게임 중심'에서 '멀티 클럽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흐름도 반영됐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 정상급 팀들이 대거 출전한다. 한국에서는 젠지 (Gen.G)와 티원(T1)이 다시 세계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유럽에서는 지투_이스포츠 (G2 Esports)와 카르민(Karmine Corp)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북미에서는 팀 리퀴드 (Team Liquid)와 센티널즈 (Sentinels)가 자존심을 걸고 출전한다.

특히 프랑스 연고의 카르민은 홈 이점을 안게 됐다. 프랑스 현지 팬덤 결집력은 이미 유럽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현장 응원 규모 역시 역대급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유럽 e스포츠 업계에서는 “사실상 축구 국가대항전에 가까운 열기”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 시장의 성장세 역시 이번 개최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계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e스포츠 산업 규모는 약 75억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유럽 비중은 20%를 웃돈다. 광고·중계권·라이브 이벤트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정부 지원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독일은 e스포츠 인프라 확대를 위해 수천만 유로 단위 지원 정책을 추진 중이며, 프랑스 역시 국제 대형 대회 유치를 국가 콘텐츠 산업 전략과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단순 게임 이벤트가 아니라 관광·문화·미디어 산업을 묶는 복합 경제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다.

스폰서십 구조도 변하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 일부가 공격적 마케팅 기조를 조정했지만, 유럽 현지 브랜드와 공공기관 참여는 오히려 늘어나는 분위기다. 특정 빅테크 기업 의존도를 줄이고 지역 기반 후원 구조를 강화하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팬덤 성장세도 가파르다. 모바일 e스포츠와 스트리밍 플랫폼 확산이 맞물리면서 10~20대를 중심으로 신규 유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프랑스와 스페인은 현장 관람 문화가 강해 라이브 이벤트 수요가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결국 이번 파리 대회는 단순한 국제 게임 대회가 아니다. 사우디 자본, 유럽 인프라, 글로벌 팬덤이 결합하는 산업 재편의 실험장에 가깝다. 개최 도시가 바뀌었다는 차원을 넘어 e스포츠의 운영 모델 자체가 전환점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랄프 라이히어트  EWC 재단 CEO는 “리야드가 성장의 기반이었다면 파리는 다음 단계의 시작”이라며 “전 세계 팬들이 하나의 무대에서 연결되는 경험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2026년 여름 파리는 단순한 개최지가 아니다. 글로벌 e스포츠 패권 경쟁의 새로운 중심 무대가 된다.

굿모닝경제 노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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