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형 소버린 AI 집적단지 기반 조성을 위해 울산 지역의 산·학·연이 손을 맞잡았다. 이는 울산 제조현장에서 발생하는 민감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산업 지능화에 직접 활용해 제조 혁신을 가속화하고, 외부 의존 없는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산·학·연이 힘을 모아 제조업 특화 AI 개발과 전문인재를 길러내 정체된 지역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AI 수도 울산의 핵심 엔진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울산시는 30일 울산과학기술원, HD현대중공업, SK에너지 등 10개 산·학·연과 함께 ‘울산형 소버린 AI 집적기반 조성’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역 주력산업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인프라를 구축하고, 산업현장에 적용할 기술과 인력을 공동으로 키우겠다는 내용이다.
울산형 소버린 AI 집적기반 조성 사업은 제조데이터를 지역 안에서 모으고 이를 산업별 AI로 연결하는 체계를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업은 인프라 구축부터 시작된다. 연구개발용 GPU와 국산 NPU 기반을 갖춘 ‘강소형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첫 단계다. 이어 자동차·조선·석유화학·비철금속 분야에 적용할 ‘산업명장AI’ 등 버티컬 모델을 개발한다. 여기에 울산과학기술원 산업AX연구소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동남권연구본부, 조선산업 특화 AI 자율제조 검증지원센터, 로보캠퍼스 등 연구·실증 거점을 묶어 현장 적용까지 이어가는 구조다. 피지컬 AI 자율제조 교육훈련센터와 창업 지원시설, 스마트도시 미래센터 구축까지 포함해 인력과 도시기반을 함께 설계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데이터의 결합 방식이다. 울산은 자동차·조선·석유화학·비철금속 산업이 대기업과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촘촘한 수직계열 구조를 이루고 있다. 생산·공정·설비·물류 데이터가 산업 사슬 전반에서 축적되는 구조다. 이 데이터를 기업별로 흩어둔 채로는 AI 활용의 범위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번 사업이 지향하는 것은 이러한 데이터를 지역 단위에서 모으고 공유하며, 산업별로 결합해 활용하는 체계를 만드는 데 있다.
울산은 이미 자동차 생산라인과 조선소, 석유화학 공정, 비철금속 산업이라는 물적 기반을 갖고 있다. 이 기반 위에서 생산데이터를 어떻게 모으고, 어떻게 연결해 활용하느냐에 따라 산업 경쟁력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울산이 산업현장에서 축적해온 생산데이터를 디지털 경쟁력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는, 결국 이 집적기반 조성 사업이 어떤 구조로 구현되느냐에 달려 있다.
경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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