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가 시작된 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훈련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하여 훈련에 차질이 예상된다. 훈련 축소의 이유로 연합 훈련에 비용이 많이 들고 비용의 상당 부분을 미국이 부담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속내는 지지부진한 이란과의 전쟁으로 정치적 부담을 느낀 트럼프가 적극 동참하지 않은 우리에 대한 보복성이란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은 단순한 군사 훈련이 아니다.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통해 실전 경험까지 축적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사시 한미 양국이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고 보완하는 데 목적을 둔 연합방어훈련이다. 특히 금년에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필요한 능력과 체계에 대한 평가 및 최근 전쟁 양상을 반영한 드론공격, GPS교란, 사이버공격 등 새로운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을 점검하는 훈련이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훈련 축소를 지시하면서 북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언급했다는 점이다. 이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북미대화 재개를 통해 돌파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리고 실제 북한은 광복절 경축사를 통한 우리 대통령의 대화 제의에는 묵묵부답하면서, 물밑으로 미국과는 대화 준비가 진행 중임을 트럼프는 시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트럼프의 훈련 축소 지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첫 반응은 매우 아쉽다. 청와대는 북미 정상 간 우호적 관계가 의미 있는 대화로 이어져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논의가 시작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화를 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것과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따라서 중차대한 훈련을 앞두고 일방적인 대폭 축소 지시에 대한 우려를 먼저 표명하는 것이 순서였다.
대화를 통한 평화는 상대방의 선의에 기대어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현재 지구촌에서 일어나고 있는 국가 간의 전쟁 양상에서 보듯이, 평화는 강력한 안보력이 뒷받침될 때 지켜진다는 것은 너무나 명확하다. 따라서 이번 일을 계기로 정부는 외교력을 통한 한미동맹 강화에 노력하는 한편 우리 군 독자적인 방어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데 전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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