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사설] 최전방 ‘빈 총’ 경계가 드러낸 안보 부실과 지휘 체계 붕괴

최전방 경계병의 존재 이유는 적의 도발에 즉각 대응하여 국민의 생명과 국가를 보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육군 1군단이 일반전초(GOP)와 감시초소(GP)의 K6 중기관총 등 주요 공용화기에 실탄을 장착하지 않은 채 경계 작전을 수행하게 한 사실이 드러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사설] 최전방 ‘빈 총’ 경계가 드러낸 안보 부실과 지휘 체계 붕괴

최전방 경계병의 존재 이유는 적의 도발에 즉각 대응하여 국민의 생명과 국가를 보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육군 1군단이 일반전초(GOP)와 감시초소(GP)의 K6 중기관총 등 주요 공용화기에 실탄을 장착하지 않은 채 경계 작전을 수행하게 한 사실이 드러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심지어 이러한 지침이 수개월간 유지되었음에도 군사 작전을 총괄하는 합동참모본부가 이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점은 우리 군의 경계 태세와 지휘·보고 체계 전반에 심각한 허점이 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

최전방 경계병이 장비에 실탄을 삽탄한 상태로 근무하는 것은 기습이나 국지도발에 단 한 순간의 지체 없이 대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전투준비태세이자 당연한 원칙이다. 1군단 측은 오발 사고가 남북 간 군사적 충돌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실탄을 탄통에 별도 보관하도록 지침을 바꿨다고 한다. 우발적 사고 예방의 중요성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그를 이유로 유사시 즉각 대응 능력을 스스로 무력화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판단인지는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보고 체계의 붕괴다. 상급 부대인 지상작전사령부는 이 같은 지침 변경을 인지하고도 제동을 걸지 않았고, 합참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합참은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정황을 파악하고 뒤늦게 전 군단 실태 점검에 나섰다. 최전방 경계 작전의 핵심 원칙이 현장에서 무단 변경되었음을 군 최고 지휘 기관이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은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 군 지휘 체계의 신뢰를 뿌리째 흔드는 중대한 사안이다.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을 수 있어도,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받을 수 없다”라는 말처럼 경계는 군의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임무다. 현재 북한은 비무장지대 일대의 요새화와 전력 증강을 지속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병력 감소에 맞춰 AI 및 과학화 경계 시스템, CCTV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첨단 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경계 작전의 기본 원칙을 대신할 수는 없다. 이런 가운데 경계병조차 ‘빈총’으로 근무를 시킨 것은 무장해제를 시킨 채 적군 앞에 내세우는 것과 다름이 없다.

국민은 적군으로부터 자신의 생명을 군에 맡기고 일상을 살아간다. 그럼에도 최전방 경계병에게 ‘빈 총’을 들려 근무시켰다는 사실에서 국민적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