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 운행 중인 국내 자율주행 로보택시가 모두 중국산 라이다를 달고 달린다는 소식이다. 전남광주 자율주행 시범지구를 누빌 현대자동차·오토노머스에이투지·라이드플럭스 로보택시에는 중국 허사이 라이다가 장착됐다. 서울 강남 일대를 운행 중인 자율주행 모빌리티 전문기업 SWM의 로보택시도 중국산 ‘눈’에 의존하고 있다. 라이다는 주변 환경을 3차원으로 측정해 공간과 물체를 인식하는 센서로 로봇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그간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로봇 하드웨어 시장에선 한국을 주목하는 시각이 많았다. 글로벌 빅테크가 중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까닭에 배터리산업처럼 한국이 핵심 공급국이 될 것이란 기대가 만만찮다. 탄탄한 자동차 부품 생태계, 산업현장의 높은 로봇 밀도, 우수한 제조업 기반도 한국이 주목받는 이유다. 하지만 중국의 한국 로보택시 시장 진격은 피지컬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중국의 입지와 경쟁력을 확인시켜줬다.
라이다를 넘어 중국은 AI 지능 및 로봇 하드웨어 전반에서 중심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85%에 달한 지난해 세계 휴머노이드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거의 모든 로봇 핵심 부품을 자국에서 생산 중이다. 배터리, 모터, 센서 등 전기차 부품사를 그대로 로봇 공급망으로 흡수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한국은 ‘2030년 글로벌 로봇 최강국 도약’을 선언했지만 중국 의존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실시간으로 동작을 명령하는 컨트롤러(제어기), 정밀한 그립·보행을 지원하는 힘·토크 센서의 최대 수입처가 중국이다.
로봇 공급망 구축은 기술·산업을 넘어 국가 안보 문제이기도 하다. 미국은 최근 로봇기기가 수집한 데이터가 자국민 감시, 외국 정보기관 역량 강화에 악용될 수 있다며 외국산 로봇 수입을 금지했다. 로봇 기술 패권이 결정되는 골든타임으로 2030년이 거론되는 만큼 중국 로봇 공급망 탈피는 한시가 시급한 과제다. 세계 최대 수준의 제조·통신 인프라를 활용하는 정밀한 전략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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