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민주노총 초청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위원장을 함께 만난 적이 있지만, 민주노총 지도부와 단독으로 만난 건 대통령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과 민주노총 위원장이 오찬을 한 걸로 치면 2020년 3월 문재인 대통령 이후 약 6년 만이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우리 노동계의 한 축인 민주노총을 포함한 노사정 전반의 대화가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사업자가 비정규직을 고용하면 2년 뒤 정규직으로 의무 전환하도록 규정한 현행 기간제법에 대해 “상시 고용으로 전환하기 위해 만든 법인데, 사실상 2년 이상 절대 고용금지법이 돼버렸다”며 현실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애초 노동자를 보호하자는 취지로 만든 법이 오히려 비정규직 노동자의 취업기간을 2년 미만으로 제한하는 ‘노동자 방치법’이 돼버린 역설을 지적한 것이다. 우리 사회 비정규직 노동자가 직면한 고질적 불안정 문제를 대통령이 정면으로 제기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물론 기업과 노동자의 이해가 극명하게 부딪치는 문제여서, 이날 하루 논의만으로 해답을 찾기는 불가능하다. 한번의 만남에 그치지 말고 노사정이 함께 실효적 해법을 찾기 위해 진지하게 지속적으로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대화를 일상적·공식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를 당부했다. 민주노총은 1999년 경사노위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하고 현재까지 복귀하지 않고 있다. 비정규직 격차 해소는 물론 최저임금 결정, 택배기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수고용직) 보호 등 우리 사회의 핵심적 노동 문제를 해결하려면 개별 사업장 수준을 넘어선 사회 전반의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 인공지능(AI) 도입이 인간 노동에 끼칠 영향도 전 사회적 논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피지컬 에이아이 도입은 일자리 변화가 아니라 소멸”이라며 “정부 주요 정책 결정 시 환경영향평가를 하듯 노동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는 노동영향평가 도입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런 문제야말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로 풀어갈 수밖에 없다.
민주노총까지 참여하는 온전한 사회적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데도 한치 미진함이 있어선 안 된다. 이 대통령은 “노동3권이 헌법에 보장돼 있다”며 “(노조 조직률을 높이기 위한) 정부 차원의 조치가 있다면 검토하겠다”고 했다. “소상공인들에게도 집단 교섭을 허용하고, 최소한의 단결권을 허용해야 한다”고도 했다. 양 위원장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공공부문부터 정부가 모범 사용자로서 역할을 해 신속한 시행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모쪼록 이날 만남이 이재명 정부의 국정 과제인 ‘노동존중과 노동기본권 보장’을 실현하기 위한 노사정 대화·협력의 첫발자국으로 남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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