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 전경. 네이버 제공
국내 주요 아이티(IT) 대기업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를 위해 재생에너지 직접 구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재생에너지 100% 사용’(RE100)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전기 먹는 하마’인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다. 고유가 시대에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흐름이다. 에너지 다소비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네이버는 최근 지에스(GS)풍력발전과 전력구매계약(PPA)을 맺고 경북 영양군 소재 풍력발전소 지분 30%를 인수했다. 국내 ‘알이100’ 가입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에 직접 투자해 전력을 확보한 첫 사례라고 한다. 네이버는 이 풍력발전소에서 향후 25년간 춘천과 세종의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할 전력을 공급받게 된다. 앞서 카카오도 올해 초 전력구매계약을 맺고 경기 안산 데이터센터에서 태양광 전력을 사용 중이다.
인공지능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는 대용량의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다. 현재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는 160여곳인데, 건설을 추진 중인 곳도 70곳이 넘는다. 전력구매계약 방식을 활용하면 기업들은 안정적으로 재생에너지를 공급받게 되고, 발전소는 장기적인 수요처와 마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가 이전처럼 단지 탄소 배출권이나 녹색구매 인증서를 프리미엄을 얹어 사는 게 아니라 사용량만큼 실제 재생에너지 발전을 늘린다는 점에서 국내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 또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력구매계약 방식의 재생에너지는 한국전력의 산업용 전기보다 10~20%가량 비싸고, 송전망 사용료도 별도로 내야 한다. 그러나 한전의 산업용 전기료는 해마다 오르고 재생에너지 단가는 낮아지는 추세여서 5~10년 뒤에는 가격 경쟁력이 비슷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재생에너지 전환은 더는 먼 과제가 아닌 발등의 불이다. 22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내놓은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면, 15년 뒤 국내 전력 소비량은 지금보다 최대 11.2% 늘어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수요 증가가 주된 이유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이후 고유가 사태에서 보듯 화석연료 공급망 불안은 언제든 커다란 위기 요인이 될 수 있다. 전력 수급만의 문제도 아니다. 유럽의 탄소국경제도나 글로벌 고객사의 탄소감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수출길도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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