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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기댈 곳은 반도체뿐인데 성과급 때문에 파업한다는 노조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37조원이 넘는 이익 규모도 경이적이지만, 72%라는 영업이익률로 수익성에서 여타 글로벌 빅테크를 압도했다. AI(인공지능) 붐이 몰고 온 메모리...

[사설] 기댈 곳은 반도체뿐인데 성과급 때문에 파업한다는 노조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37조원이 넘는 이익 규모도 경이적이지만, 72%라는 영업이익률로 수익성에서 여타 글로벌 빅테크를 압도했다.

AI(인공지능) 붐이 몰고 온 메모리 수퍼사이클은 한국 경제의 성장률도 끌어올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1.7% 증가하며 5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가 주도한 수출이 5.1% 늘며 성장률을 밀어올린 결과다.

반도체의 선전과 성장률 반등은 크게 반길 일이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 경제의 반도체 의존과 ‘착시 효과’도 심화했다. 올 1분기 성장률에서 반도체의 기여도는 55%에 달했다. 반도체를 뺀다면 성장률이 절반 이상 꺾였을 것이란 의미다. 반도체를 뺀 수출 역시 오히려 줄었다. 현대차만 봐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0% 넘게 감소했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에다 중동전쟁 여파가 겹치면서다. 그나마 제조업은 3.9% 증가했지만, 서비스업 증가율은 0.4%에 그쳤다. 지표상 경제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지만 윗목과 아랫목의 온도 차는 더 극심해진 것이다. 게다가 고유가·고환율의 중동발 악재는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지표에 반영된다.

이러다 보니 온 나라가 반도체만 바라보는 형국이고, 각종 요구도 분출하고 있다. 영업이익의 15%에 달하는 성과급을 달라며 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조는 어제 평택사업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현장에서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파업으로 (생산을) 18일 멈추면 18조원에 가까운 공백이 생긴다. 이것이 숫자로 보일 수 있는 우리의 가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선 너도나도 반도체 공장을 끌어오겠다며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를 게 아니라 더 많은 거위를 키워내는 데 관심을 쏟을 때다. 진대제 전 삼성전자 사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이야말로 삼성전자도, 국가도 위기에 미리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호황이 언제까지나 지속할 수 없으니 잘나갈 때 미래 먹거리 투자와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체 특수가 벌어준 우리 경제의 ‘골든타임’은 지금도 째깍째깍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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