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사설] 교육교부금 손질 시사…개편 논의 본격화해야

물론 AI 시대에 대비한 교육환경 개선에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려면 단순히 학생수만 보고 조정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법 개정 등을 통해 유초중고(초중등) 교육 예산인 교육교부금의 지원 범위를 고등교육...

[사설] 교육교부금 손질 시사…개편 논의 본격화해야

학령인구 급감하는데 예산은 ‘펑펑’

구조적 문제 해결 공론화 시작 필요

부산시교육청 전경. 국제신문DB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하 교육교부금) 손질을 시사해 비상한 관심을 끈다. 박 장관은 지난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예산을 둘러싼) 지출 구조조정과 관련, 교육교부금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며 “(내가 정치인 시절이었던) 2012년에는 (교부금을 더 많이 주기 위해) 내국세 비중을 조금 더 올리자고 했는데, 지금은 학령인구가 많이 감소했고 내국세가 증가하면서 지방교육재정은 중앙·지방정부에 비해 형편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민적인 공론을 거친 뒤 대안을 찾아갈 것”이라고 밝혀 삭감 가능성을 내비쳤다.

교육교부금은 중앙정부가 전국 시도교육청에 배분하는 예산으로, 전체 금액의 대부분이 내국세와 연동된다. 지출 수요와 상관없이 내국세의 20.79%를 고정적으로 배정한다. 그렇다 보니 저출산 고령화에 따라 지난 수년간 전국적으로 학생수가 크게 줄어 필요 재정은 감소하는 데도 교육교부금은 계속 늘어 기형적 재정구조가 고착화해 버렸다. 지난해 전국 교육교부금은 70조 원가량으로 지난 10년간 30조 원이 늘었고, 부산시교육청도 4조 원에 육박해 10년 전에 비해 1조 원 이상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학생수는 전국 100만 명이 감소하고, 부산은 10만 명이 줄었다. 학생수는 크게 줄어든 반면 배정 예산은 많이 늘다 보니 학생 1명당 교육교부금은 약 1300만 원으로 10년 전에 비해 배 넘게 급등했다. 올해는 ‘전쟁 추경’으로 전국 교육교부금 규모가 76조 원 정도로 더 늘어난다.

이런 연유로 늘어나는 교육교부금이 교육감의 치적 쌓기용 ‘쌈짓돈’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1인1스마트기기 보급 같은 불필요한 물품 나눠주기나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과도한 복지비 지급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떤 지역에서는 모든 고교생에게 10만 원씩 준다거나 중학생 대상 100만 원 펀드계좌를 개설하겠다는 교육감 예비후보들의 ‘선심성 현금 공약’ 남발 소식도 벌써 들린다.

비정상적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이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가 됐다는 게 중론이다. ‘교육은 국가가 책임진다’는 취지로 애초 11% 정도에서 20% 넘는 수준으로 지난 수십 년간 내국세 비중을 끌어올렸는데, 이를 학생수 추이에 맞게 적절하게 조정하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AI 시대에 대비한 교육환경 개선에 충분한 투자가 이뤄지려면 단순히 학생수만 보고 조정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법 개정 등을 통해 유초중고(초중등) 교육 예산인 교육교부금의 지원 범위를 고등교육(대학 등)으로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정 지원 칸막이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나 이 역시 반론도 있다. 교육교부금 개선을 목표로 다양한 상충 의견을 조율할 숙의 공론화 과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돼야 하겠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