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7일 강원 원주 공군 제8전투비행단에서 공군 전 대대장을 대상으로 지휘역량 강화를 위한 특별강연을 실시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일반전초(GOP) 경계병을 2만2000명에서 6000명 규모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 정권은 군 구조를 2040년까지 전면 개편하겠다고 하고 있다. 향후 10여 년 사이에 GOP 경계병을 4분의 1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저출생으로 인한 병력 감소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당초 2028년까지 상비 병력 50만명을 유지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이미 작년에 이보다 5만명 적은 45만명으로 줄었다. 육군에서는 20년 동안 사단 17곳이 사라졌다. 최전방 지역에서의 병력 감축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안 장관은 AI 기반 과학화 경계 시스템을 구축해 줄어든 경계 공백을 메우겠다고 했다.
그러나 군은 최전방 지역 병력을 4분의 1로 줄인다고만 했지, 왜 그만큼 줄이며 경계 태세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지 않다. 정부는 상비 병력을 35만명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한다. 국방부 설명대로라면 최전방 지역 병력 감축률이 전체 병력 감소율보다 월등히 높아진다. GOP는 최전방 지역 경계를 맡을 뿐 아니라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GP)의 지원 역할도 맡는다. GOP의 지원이 없으면 GP는 고립된다. 북한이 160여개의 GP를 유지 중인 상황에서 우리 군이 GP를 고립무원 상태로 놔두거나 무인화하는 방식으로 철수한다면 방어 태세에 결정적인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로봇이나 AI 등으로 병력 부족을 메운다고 하지만, 이 역시 한계가 분명하다. 장비를 사람이 다뤄야 하고, 전투 현장은 병력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과학화 경계시스템 자체의 불완전성도 문제다. 군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최전방 지역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도입했고 이를 확대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군에서 요구하는 각종 조건을 충족시키기엔 부족하다. 해외에서는 2023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당시 하마스가 첨단 감시 장비인 ‘아이언 월’의 통제소를 타격해 경계를 무력화한 뒤 병력을 기습 침투시켰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인 1000여 명이 숨졌다.
장기적으로 AI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경비 병력을 대체해야 하는 건 맞는다. 하지만 충분한 검증 없이 숫자만 정해 놓고 추진하는 병력 감축의 결과는 참혹할 수 있다. 군 병력, 그중에서도 최전방 병력의 감축만큼은 정치적 고려 없이 상황에 맞춰 신중히 결정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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