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무죄 선고 직후 서울시청으로 돌아와 비서실 직원들이 준비한 족자 옆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먹을 치켜들고 있다. [JTBC 캡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말 광폭 행보를 보였다. 오 시장은 무죄 선고 다음 날인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평소의 두 배 수준인 5개 행사에 참석했다.
오세훈 시장은 일요일인 25일 잠수교 현장을 방문했다. 26일 차량 전면 통행금지 정책 시행을 하루 앞두고 보행교로 전환하는 잠수교 방문해 현장 안전 상황을 직접 챙겼다.
무죄 선고 후 吳 주말 일정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서울 은평구 대한불교조계종 진관사에서 열린 2026 진관사 국행수륙재 '온세상은 한가족' 공개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진관사]
전날에도 오 시장은 일정을 4개나 소화했다. 2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열린 국행수륙재에 참석했다.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전통 불교 의례인 국행수륙재는 민족·국경을 넘어 모든 생명이 존중받고 공존하는 세상을 기원하는 행사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국행수륙재의 올해 주제(온 세상은 한가족)처럼 서울시도 시민 한 분 한 분의 존엄을 지키고, 도움이 절실한 이웃을 외면하지 않는 따뜻하고 든든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오 시장은 사진기자 가족 체육대회에 참석했고, 저녁에는 이태원 참사 4주기 추모대회에서 희생자를 기리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또 광화문광장 감사의정원에서 열린 스웨덴 석재 기증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가을을 맞아 주말에 행사가 집중적으로 열린 측면이 있지만, 무죄 선고 직후 늦은 시간까지 굵직한 대외 일정을 줄줄이 소화했다는 점을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항소심 무죄 선고로 민선 9기 오세훈 시장이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서울시 정책이 탄력을 받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직 대법원 판단이 남았지만 정책 불확실성이 감소하면서 신속통합기획·모아타운 등 서울시가 추진 중인 주요 주택공급 정책을 보다 강력히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정비사업을 통해 총 31만가구를 착공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24일 사진기자 가족 체육대회 행사에서 오 시장은 “부동산 시장이 매매가격이 오르는 것도 문제지만 전월세 가격이 오르는 ‘트리플 강세’ 때문에 서민·취약계층이 고통을 호소한다”면서 “해법은 실거주를 지나치게 강제하는 정책의 전환인데, 입이 아프게 정부에 건의해도 정부는 마이동풍”이라고 언급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4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해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동산 때문에 서민 고통 호소”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관련 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오후 중구 서울시청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대권 행보에 힘이 실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적 부담을 일단 덜어낸 만큼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유력 대선 주자로서 입지를 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 시장은 사진기자 체육대회에서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국민의힘이 분열된 모습보다는 단합·통합된 모습일 때 국민께 위안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주장하는 여당에 대해서는 “선출 권력이 삼권(입법·행정·사법) 위에 있는 것처럼 착각하는 듯한 발언들이 수시로 쏟아져 나온다”며 “지나치게 권력을 휘두르는 행정권·입법권 자제를 촉구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오 시장은 23일 선고 직전에도 서울아레나 건설 현장을 점검하는 등 공식 일정을 챙겼다. 서울고법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직후 “저를 믿고 성원해 주신 서울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한 뒤 곧바로 시장 집무실로 돌아와 서울시 비서실 직원들의 축하를 받았다. 한 시청 직원이 도포를 입고 갓을 쓴 채 ‘정의는 승리한다’고 적힌 족자를 펼치자 오 시장은 주먹을 치켜들었다. 오 시장은 이들에게 “그동안 고생시켜 미안하다”는 취지로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