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호·이용주·허경환 등
과거발언·영상 발굴 ‘인기’
차라리 웃고 있는 삐에로가 좋다고 했던가. 아니, 이제는 삐에로 출신이라서 더 좋은 시대다. 최근 연예계에서 이른바 ‘삐출(삐에로 출신)’ 연예인들이 각광받고 있다. 무명 시절 아르바이트로 삐에로 활동을 했던 이들의 과거가 발굴되며 대중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행사를 뛰는 삐에로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아버지가 심하게 반대하십니다.” 발단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고민 글이었다.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힌 삐에로 남자친구 사연은 ‘제2의 깻잎 논쟁’이라 불릴 만큼 뜨거운 갑론을박을 불러일으켰고, 삐에로 분장을 덧입힌 각종 패러디물이 쏟아지며 하나의 밈(meme)으로 자리 잡았다. 이 유행이 연예계로 옮겨붙으면서 스타들의 과거 발언과 영상들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이 사람도 삐출이었냐”며 놀라워하는 반응과 함께 ‘삐수저(삐에로+금수저)’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배우 윤경호와 코미디언 이용주(왼쪽 사진)다. 윤경호는 최근 유튜브 채널 ‘그냥 진구’에 출연해 과거 삐에로 아르바이트 시절을 회상했다.
가게 오픈 행사에서 직접 분장을 하고 키다리 신발을 신은 채 땀 흘렸던 일화를 공개한 그는 “아이들이 풍선을 받아가야 하는데 나를 무서워하니까 아빠들이 대신 받아다 주곤 했다”며 “구석에서 열심히 풍선만 불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 등으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코미디언 이용주도 과거 영상이 화제가 되며 ‘정통’ 삐출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캠페인 영상에서 그는 방글라데시 아이들에게 거침없이 풍선에 바람을 넣고 수준급 풍선아트 실력을 뽐내 눈길을 끌었다. 개그맨 데뷔 전 2년여간 삐에로 활동을 했던 이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최근에는 이 같은 화제성에 힘입어 초록우산 유튜브를 통해 다시 한번 삐에로 분장을 하고 아프리카를 찾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삐출’ 열풍 속에 삐에로 이력을 공개하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코미디언 허경환과 이은지, 배우 류승수(오른쪽) 등이 삐에로 경력을 고백했다. 특히 류승수는 한 방송에 출연해 과거 약 7년간 삐에로로 활동했으며, 세계적인 마임 거장 마르셀 마르소의 워크숍에 참여했던 남다른 이력을 밝혀 화제를 모았다.
이 같은 현상은 특정 편견을 뒤집어 유쾌한 콘텐츠로 역소비해버리는 최근 밈 특유의 문법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로 읽힌다. 수입이 없던 무명 시절,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감내하며 흘린 땀방울이 이제는 ‘삐수저’라는 유쾌한 훈장이 돼 대중의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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