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산=김용일 기자] 교체로 들어간 미드필더 김동현이 빗줄기를 뚫는 환상적인 오른발 중거리포로 울산HD를 저격한 강원FC가 연패 사슬을 끊고, 3경기 만에 리그에서 승수 쌓기에 성공했다.
정경호 감독이 지휘하는 강원은 16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23라운드 울산과 원정 경기에서 2-2로 맞선 후반 37분 터진 김동현의 결승포로 3-2 역전승했다.
9승8무5패(승점 35)를 기록한 강원은 전북 현대와 한 경기 더 치른 제주SK(이상 승점 34)를 밀어내고 5위에서 3위로 다시 올라섰다.
최근 리그 2연패이자 지난 11일 감바 오사카(일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플레이오프(0-1 패)까지 공식전 3연패로 주춤했던 강원은 울산 원정에서 반전의 디딤돌을 놨다.
반면 울산은 연승 행진을 3경기에서 마감하며 이날 다시 패배를 안았다. 11승4무8패(승점 37)로 선두 FC서울(승점 47)과 승점 10 차이를 유지하며 2위다.
초반 강원이 주도권을 잡았다. 전방 압박을 화두로 전반기 센세이션을 일으킨 강원은 최근 무더위와 더불어 송준석의 입대, 모재현의 부상 등과 맞물리며 플랜B로 돌아섰다. 지난 11일 감바 오사카(일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플레이오프에서 짧고 빠른 패스워크 위주의 템포 축구로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날도 초반 최병찬과 김대원, 제시, 고영준 등 공격수가 특징 지역에 머물지 않고 유기적인 패스로 움직이며 울산을 압박했다. 거센 빗줄기로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않아 패스의 질을 살리는 데 어려움이 따랐지만 울산 수비가 부담을 느낄 만했다.
그러나 울산은 강원의 공격을 제어한 뒤 전반 15분 세트피스를 통해 기습적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 이동경이 왼발로 감아찬 공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김영권이 머리로 받아 넣었다. 시즌 7호 도움이자 6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해낸 이동경의 킥이 좋았다. 강원 수비가 김영권의 동선까지 놓치면서 선제골로 이어졌다.
울산은 3분 뒤 역습 때 이동경의 침투 패스에 이어 강상우의 크로스를 토마스가 골대 오른쪽에서 대각선 슛으로 연결했다. 이번엔 강원 골키퍼 박청효가 막아냈다.
울산이 기세를 높였는데 강원도 움츠리지 않았다. 전반 23분 김대원의 날카로운 오른발 감아 차기 슛을 앞세워 다시 몰아붙였다. 울산은 왼쪽 윙백 조현택의 예리한 수비 등으로 강원을 막아섰다. 그러나 강원은 기어코 전반 35분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중원에서 이유현이 울산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제시에게 절묘한 스루 패스를 넣었다. 제시가 이어받아 정승현의 방어를 따돌리고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강원 유니폼을 입은 제시는 K리그 데뷔골을 터뜨렸다.
강원은 전반 39분 다시 기회를 잡았다. 제시가 왼쪽 측면에서 울산 수비수 서명관을 공을 낚아챘다. 가운데로 찔러줬고 최병찬이 이어받아 슛한 게 수비 블록에 걸렸다. 그런데 이따 뒤따른 서명관의 몸에 맞고 다시 공이 울산 골문을 향했다. 자책골이 될 뻔했는데 수문장 조현우가 동물적으로 손을 뻗어 저지했다.
그럼에도 강원은 전반 43분 다시 정교한 패스를 통해 점수를 뒤집었다. 이유현이 김대원과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뒤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을 파고들었다. 골문 앞으로 낮게 크로스했는데, 고영준의 쇄도를 저지하려던 조현택의 발에 맞은 뒤 김영권 다리에 맞고 자책골로 연결됐다. 강원의 빠른 패스 전개가 울산의 실책을 유발했다.
울산 김현석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대거 교체 카드를 썼다. 이진현과 강상우, 장시영을 뺐다. 브라질 공격수 야고와 에릭, 심상민을 투입하며 반격 의지를 보였다.
후반 7분 야고는 조현택의 크로스 때 노마크 기회를 잡았으나 회심의 오른발 슛이 골문 위로 떴다. 그러나 3분 뒤 울산은 교체 효과를 봤다. 이동경이 오른쪽에서 왼발로 감아찬 공을 골문 왼쪽에서 야고가 머리로 떨어뜨렸다. 이때 강원 수비가 공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몸에 맞으며 골문 앞으로 흘렀다. 공격에 가담한 정승현이 밀어넣어 동점골을 해냈다.
양 팀은 일진일퇴 공방전을 펼쳤다. 후반 20분 야고가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이기혁과 충돌했다. 강원 정경호 감독은 야고의 거친 플레이에 항의했지만 김종혁 주심은 그에게 옐로카드를 꺼냈다.
정 감독도 첫 교체 카드를 썼다. 최병찬과 강준혁 대신 박상혁, 김도현을 각각 투입했다.
강원은 후반 25분 서민우의 왼쪽 뒷공간 패스 때 박상혁이 조현우와 일대일로 마주했으나 왼발 슛이 가로 막혔다.
울산과 강원은 후반 34분 나란히 다시 교체 작전으로 맞섰다. 울산은 이동경 대신 이희균이 들어갔다. 강원은 고영준과 서민우를 빼고 김건희, 김동현이 각각 투입됐다.
막판 용병술로 웃은 건 강원이다. 김동현이 투입된 지 3분 만인 후반 37분 미드필드 왼쪽에서 공을 잡았다. 울산 수비진이 뒤로 물러난 것을 본 뒤 오른발 인사이드 중거리포로 골문 구석을 갈랐다. 조현우가 손을 뻗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빅리그에서나 볼 법한 환상적인 궤적의 슛이었다. 정 감독과 코치진이 모두 달려나와 기뻐했다.
다시 반격한 울산은 후반 추가 시간 야고가 교체 요원 보야니치의 침투 패스를 받아 골대 왼쪽에서 슛 기회를 노렸는데, 강원 이기혁과 맞서다가 넘어졌다. 김종혁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거쳤는데 문제가 없다고 판정했다.
결국 울산은 더는 반격하지 못했다. 우중사투의 승자는 강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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