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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모처럼 급등세를 보이면서 가상자산업권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미국 재무부의 국채 장기물 바이백(조기 환매) 결정과 친(親) 가상자산법안인 클래리티법의 통과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다가올 대내외적 환경 변화가 가상자산의 가격 상승 압력을 부추겨 강세장이 연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21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12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8.81% 급등한 7만5888.4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7일 전과 비교하면 20.53% 치솟은 수준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코인마켓캡 집계 기준으로 지난해 10월7일 사상 최고치인 12만6198달러를 기록한 뒤 하락세로 전환했다. 미국-중국 무역전쟁으로 공포심리가 확산하면서 가상자산 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인 190억달러(약 27조4000억원)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 사태가 발생한 영향이다.
올해 들어서도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다수의 악재에 비트코인 가격은 장기간 박스권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 6월3일 7만달러 지지선마저 붕괴한 이후 이달 중순까지 약 3개월 동안 6만달러 초중반에서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는 흐름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흐름이 달라졌다. 비트코인이 부진을 털고 상승세로 돌아선 직접적인 계기로는 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가 꼽힌다.
미 재무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장기 국채의 유동성 제고를 위해 바이백 규모를 회당 20억달러(약 2조7874억원)에서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확대한다고 밝혔다. 전날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장중 연 5.33%까지 올라 19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도달하자 시장 조정에 돌입한 것이다.
국채 바이백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기존 국채를 다시 사들이는 방식이다. 특정 만기 구간의 유동성을 높이고 시장 기능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제도다. 재무부가 장기 국채를 기존보다 더 많이 매입하면, 채권 가격은 오르고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를 동반한다.
이 경우 안전 자산인 채권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낮아져 주식이나 비트코인처럼 가격 변동이 큰 위험 자산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 실제로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발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단숨에 7만달러선을 뛰어넘은 바 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 한도를 최소 두 배로 확대해 시장 유동성을 지원한 게 전체 가상자산시장 상승세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도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가상자산 규제 완화 법안인 클래리티법의 의회 통과를 압박한 점도 호재 요인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각) 코인베이스와 리플 등 가상자산 업계 경영진이 참석한 백악관 행사에서 “의회가 클래리티(Clarity)법을 통과시켜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클래리티 법안은 미국 내 가상자산 규제 관할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법안으로 가상자산의 증권과 상품 여부를 명확히 구분하는 게 골자다. 해당 법안이 시장에 안착할 경우,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돼 그동안 진입을 주저했던 기관 자금 유입 확대의 명분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오는 9월15일 해당 법안에 대한 표결 일정을 확정하면서 실제 통과 가능성에도 청신호가 커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폭스비즈니스방송과 인터뷰에서 “이 법안은 양당이 합의한 결과물이기 때문에 60표 이상을 얻어 통과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투자업계에서는 비트코인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장기 국채금리 부담 완화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달러화 약세 등이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바이백 조치는 금융시장에 다양한 시사점을 준다. 국채 금리 추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 연준은 오는 9월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바이백 등을 통한 달러 유동성 확대 등은 달러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미 연준의 금리동결 가능성과 달러화 약세는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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