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비즈 창간 8주년 '비전포럼 2026' 개최
김태원 NIA AI정책연구팀장 'AI 패권 경쟁, 이제는 전력의 시대' 발표
김태원 NIA AI정책연구팀장이 스마트비즈 창간 8주년 '비전포럼 20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스마트비즈
| 스마트비즈 = 양대규 기자 | 인공지능(AI) 경쟁의 중심축이 알고리즘과 반도체에서 전력과 에너지 확보 능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김태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AI정책연구팀장은 1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스마트비즈 비전포럼 2026 기조강연에서 'AI 패권 전쟁: 에너지가 경쟁력'을 주제로 발표하며 AI 확산이 가져올 전력 수요 폭증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김 팀장은 "AI 시대를 이해하려면 기술이 아니라 에너지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AI 경쟁은 결국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류 산업 발전의 흐름을 에너지 전환의 역사로 설명했다. 1차 산업혁명은 석탄, 전기 혁명은 전력망, 인터넷 시대는 안정적인 전력 인프라가 기반이었다면, 현재 진행 중인 AI 혁명은 '막대한 전력 소비'를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생성형 AI의 등장 이후 AI는 특정 산업의 도구가 아닌 전기·수도처럼 일상에 스며든 보편 인프라가 됐다.
"과거 AI는 전문가만 쓰는 고비용 기술이었지만 2023년 이후 생성형 AI가 등장하며 누구나 사용하는 기술이 됐다"며 "AI 일상화가 곧 에너지 문제의 시작점"이라고 설명했다.
AI 기술 진화 역시 전력 수요 증가를 가속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텍스트 생성에서 이미지·영상 생성으로 발전한 AI는 이제 인간의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에이전트 AI' 단계로 진입하고 있으며, 여기에 물리적 몸을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등장하면서 전력 소비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태원 NIA AI정책연구팀장이 스마트비즈 창간 8주년 '비전포럼 20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양대규 기자
김 팀장은 "과거 챗봇이나 음성 인식 AI는 간헐적으로 작동했지만 에이전트 AI는 24시간 멈추지 않는다"며 "AI가 사람 대신 일하기 시작하면 전력 사용량은 인간 기준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증가한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전망에 따르면 2030년 AI 관련 전력 소비량은 약 945테라와트시(TWh)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일본 전체 연간 전력 소비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일부 연구에서는 1000TWh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AI 시대의 에너지 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제번스의 역설'을 언급하며 효율 개선만으로는 전력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AI 모델 효율이 높아지고 비용이 낮아질수록 사용량은 오히려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AI 사용 비용이 낮아지면 더 많은 기업과 개인이 AI를 도입하게 되고 결국 총 에너지 소비는 늘어난다"며 "에이전트 AI 확산은 전력 수요를 구조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경쟁 패러다임 변화도 강조됐다. "2023~2024년에는 모델 성능 경쟁이었지만 2025년 이후부터는 데이터센터 입지와 전력망 확보가 핵심 경쟁 요소로 바뀌고 있다"며 "이제 AI 패권은 반도체만이 아니라 에너지 인프라 경쟁"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원전, 재생에너지, 전용 전력망 투자에 나서는 이유 역시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충분한 전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아무리 뛰어난 AI 모델을 보유해도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그는 "AI는 기술 경쟁이 아니라 국가 인프라 경쟁 단계로 진입했다"며 "앞으로 AI 전략은 데이터·반도체·인재뿐 아니라 에너지 정책과 함께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시대의 진짜 경쟁력은 결국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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