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비인간 존재들에게 배우는 AI 너머의 지능

배우는 AI 너머의 지능’은 ‘인간의 것’으로 치부되는 지능 개념을 확장, 우리가 살아가는 행성의 비인간적 존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더불어 AI가 이 행성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비인간 존재들에게 배우는 AI 너머의 지능

비인간 존재들에게 배우는 AI 너머의 지능

새와 나무와 돌멩이의 지적 세계-제임스 브라이들 지음, 김보영 옮김

2026년 04월 12일(일) 09:20

수족관을 탈출한 문어가 있다. 잉키라는 이름의 뉴질랜드 문어는 네이피어 국립수족관에서 수조의 물넘침 방지 밸브를 타고 기어올라 바닥을 가로질러 2.4m를 질주한 후 배수관을 타고 바다로 미끄러져 내려가 탈출했다. 독일 시스타수족관의 오토라는 문어는 ‘자기 취향에 맞게’ 수조 안의 물건을 재배치하고, 시애틀 아쿠아리움 실험실의 문어는 자신에게 호의적인 인간의 얼굴을 알아본다. 문어의 뇌는 머리가 아닌, 몸 전체와 다리에 분산돼 있는데 이런 행동은 그들이 지능을 바탕으로 학습, 기억, 이해, 사고, 행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노보는 복잡한 도구를 만들어 쓸 줄 알고 갈까마귀는 인간을 조련해 먹이를 구해 오게 한다. 꿀벌 떼는 이동 방향을 토론하고, 나무들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에게 영양을 공급한다.

인류는 매우 최근까지도 지능을 소유한 유일한 존재로 여겨졌다. 지능은 인간을 다른 생명체들과 구별해주는 특징이었다. 하지만 최신 과학은 동물에게도 인간처럼 지능이 있을 뿐 아니라 사색한다는 증거를 수없이 발견했다. 식물 역시 말하고 듣고 기억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리스 예술가이자 기술학자, 철학자인 제임스 브라이들의 ‘새와 나무와 돌멩이의 지적 세계:비인간 존재들에게 배우는 AI 너머의 지능’은 ‘인간의 것’으로 치부되는 지능 개념을 확장, 우리가 살아가는 행성의 비인간적 존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더불어 AI가 이 행성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도구로 작동할 수 있을 지 가능성도 함께 살펴본다.

테크놀로지와 일상생활의 관계, 컴퓨터 같은 복잡한 사물이 사회·정치·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탐구해온 저자는 생물학, 물리학, 컴퓨팅, 문학, 예술, 철학을 넘나들며 우리가 비인간 존재들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고 사회와 정치, 기술을 어떻게 변화시켜야만 인간은 물론 비인간 세계와 평등하게 공존할 수 있을까 모색한다.

저자는 동물, 식물, 곰팡이, 바이러스 등 생물권의 거주자와 강, 바람, 돌 등 모든 것들로부터 인간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며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새로운 상상력이라고 말한다. ‘자연이 곧 상상력’이기에 “자연을 우리의 파트너이자 동지이자 안내자로 삼아 완전히 새롭게 상상해내야”하며 “인간 너머의 세계는 완전히 상호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비인간 지능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공존하는 법을 찾아야한다”는 것이다.

책은 기술 자체가 갖게 될 주체적인 힘과 인격성에 관한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인간, 비인간, 기계 등 지구상의 모든 거주자에게 더 큰 정의와 평등을 보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또 인간과 비인간 모두가 참여하는 집단 지능(행성 지능)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AI가 행성의 다양한 존재들과 지적 연대를 가능케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대대적인 지구 파괴와 컴퓨터의 막강한 힘 앞에서 점점 더 무력해지는 우리의 현실에 대해 뭔가를 해보려 한다면 모든 것의 상호 연결성에 대한 관심과 지구적 감수성으로 우리의 기술적 기량과 인간의 고유성이라는 개념을 조화시킬 방법을 찾아야한다”고 강조한다. <코쿤북스>

/김미은 기자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