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강민국 의원 "주정 유통 독점구조가 소주 맛 획일화 초래"

국세청이 주정 제조부터 유통까지 면허 발급과 관리·감독 권한을 사실상 독점한 가운데, 주정 도매업체의 장기 독점구조와 국세청 퇴직 고위직의 업계 재취업, 부실한 점검·조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강민국 의원 "주정 유통 독점구조가 소주 맛 획일화 초래"

국세청이 주정 제조부터 유통까지 면허 발급과 관리·감독 권한을 사실상 독점한 가운데, 주정 도매업체의 장기 독점구조와 국세청 퇴직 고위직의 업계 재취업, 부실한 점검·조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강민국 의원(경남 진주시을)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주정 제조·도매·소매업 면허 발급 및 점검·조사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정 제조업체는 9개, 도매업체는 1개, 소매업체는 188개다.

주정 제조는 국세청의 면허를 받은 업체만 할 수 있다. 가장 오래된 제조업체인 한국알콜산업은 1974년 12월 면허를 취득했다.

특히 9개 주정 제조업체가 생산한 주정은 원칙적으로 국세청으로부터 유일하게 도매업 면허를 받은 대한주정판매를 통해 유통된다. 1976년 12월 면허를 취득한 대한주정판매가 약 50년간 주정 도매시장을 독점해 온 셈이다.

주정 소매업체 역시 국세청의 면허를 받아야 하며, 주정을 구매하거나 출고할 때 관할 세무서에 구입 신고와 실수요자 증명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세청이 주정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관리·감독하고, 실제 도매 유통은 단일 면허업체가 담당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 같은 독점적 유통체계가 장기간 유지되는 과정에서 국세청 퇴직자들의 업계 재취업이 이어졌다는 점이다.

강 의원실에 따르면 국세청 공무원의 친목 도모와 복리 증진 등을 목적으로 1966년 설립된 세우회는 대한주정판매 설립 이후인 1973년 6월 해당 회사 지분 95%를 인수했다. 이후 1994년 12월 지분을 매각할 때까지 약 22년간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했다.

지분 매각 이후에는 국세청 퇴직 고위직의 재취업 문제가 불거졌다. 법인등기부등본에 기재된 대한주정판매㈜의 역대 대표 11명은 모두 국세청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주정 관련 단체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확인됐다. 9개 주정 제조업체 가운데 한 곳인 ○○주정의 역대 대표이사 12명 중 8명(66.7%)이 국세청 고위직 출신이며, 현 대표 역시 국세청 출신이다.

주정 제조업체와 주류업체 등이 회원으로 참여하는 사단법인 한국주류산업협회도 역대 회장 13명 중 9명이 국세청 퇴직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991년 이후에는 모두 국세청 고위직 출신이 회장을 맡았으며, 현 회장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장과 세우회 이사장을 지낸 인사다. 2020년 취임한 뒤 연임에 성공해 현재까지 회장직을 맡고 있다.

국세청의 점검·조사 실적도 문제로 지적됐다. 강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이후 현재까지 주정 제조업체에 대한 추적조사는 한 건도 없었다. 정기조사는 약 6년간 2건에 그쳤으며, 범칙조사로 전환된 사례 없이 제세 추징액은 7억원이었다.

주정 도매업체인 대한주정판매에 대한 정기조사도 2021년 이후 2건에 불과했다. 이 역시 범칙조사로 전환되지 않았으며, 제세 추징액은 5억원이었다.

강 의원은 이 같은 독점적 유통구조가 국내 주류산업의 경쟁력을 제약하고 소주 맛의 획일화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전국 주류 제조업체가 대한주정판매를 통해 표준화된 순도 95%의 주정을 공급받는 구조에서는 원액 자체의 차별화보다 첨가물과 물을 활용한 맛 조정에 의존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위스키와 소주 등 증류주의 출고가격이 높을수록 세금 부담도 커지는 종가세 구조가 국내 주류산업의 다양성과 경쟁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현행 증류주 주세율은 72%이며, 주세액을 기준으로 교육세가 추가 부과된다.

강민국 의원은 "국세청 면허를 받은 소수의 주정 제조업체와 50년 가까이 도매시장을 독점해 온 업체에 국세청 퇴직자들이 잇따라 대표로 재취업하고 있다"며 "국내 주류산업이 과점·독점 중심의 기형적인 구조로 성장해 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주정판매를 통한 주정의 단일 독점 배정 방식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주류 제조사와 주정 제조사 간 직접 거래 비율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며 "시장 자율경쟁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진주=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

Facebook

X

Kakao

link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