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전 세계 분자진단 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의 기저효과를 극복하고 인공지능(AI)과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술을 앞세워 제2의 도약기에 진입했다.
정밀의료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종양 진단 분야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국내 바이오 기업들도 적극적인 M&A와 기술 혁신으로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특히 코로나 특수로 왜곡됐던 시장 구조가 정상화되면서 분자진단 산업은 '감염병 대응 기술'에서 '정밀의료 인프라'로 성격 자체가 재편되는 변곡점에 들어섰다.
10일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분자진단 시장은 2023년 243억 5,000만 달러에서 연평균(CAGR) 5.3%씩 성장해 2029년에는 331억 2,000만 달러(약 45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에는 코로나19 검사 수요 감소로 인해 잠시 역성장(-10.3%)을 기록했으나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분자진단 시장 규모 및 전망(2023~2029). 자료=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보고서.
현재 시장은 팬데믹 이전의 정상 성장 궤도로 회귀 중이며 특히 종양 진단(Oncology) 분야는 연평균 6.1%의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2029년 약 123억 달러 규모의 핵심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된다.
분자진단 시장의 패러다임은 단순 감염병 확인에서 '맞춤형 정밀 의료'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AI·머신러닝 기반의 유전체 분석 ▲CRISPR 기반 진단 ▲액체생검(Liquid Biopsy) 등 고부가가치 기술의 융합이 시장 성장의 핵심 동인이라고 짚었다.
특히 혈액이나 소변 등 액체 시료만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고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액체생검 기술은 비침습적 진단의 대명사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은 다나허(Danaher), 로슈(Roche) 등 상위 5개 기업이 약 43.2%를 점유하고 있으며 특정 기술에 특화된 신흥 기업들이 틈새 시장을 파고들며 경쟁 구도가 다변화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향후 분자진단 시장의 수익성이 단순 검사 키트 판매가 아닌 데이터 기반 서비스, 동반진단(CDx), 정밀 치료 연계 플랫폼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기업들, 적극적 M&A와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수'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국내 바이오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보고서에 언급된 주요 M&A 사례를 살펴보면 랩지노믹스는 미국 현지 거점 확보를 위해 'QDx Pathology'를 인수하며 글로벌 입지를 강화했다.
또한 EDGC(이원다이애그노믹스)는 미국 기반의 'CLIA Lab' 인수를 통해 유전자 진단 역량을 통합하고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씨젠은 기술 공유 사업을 통해 글로벌 분자진단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루닛·뷰노 등 AI 진단 강자들은 분석 알고리즘의 정확도를 높여 개인 맞춤형 치료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국내 분자진단 시장은 여전히 감염병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진단 수요가 급감하면서 주요 기업들의 실적 변동성이 커졌고, 종양·유전체 진단 등 고부가가치 영역으로의 전환 속도는 글로벌 대비 더딘 상황이다. 특히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제한적인 구조는 신규 기술의 상용화를 지연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보고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의 주요 저해요인으로 ▲국가별 건강보험 상환(급여) 기준의 제약 ▲복잡한 규제 승인 절차 ▲유전 데이터 보안 이슈를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현장진단(POCT) 솔루션 보급과 함께 제약사와의 동반진단(CDx)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의 엄격한 규제 가이드라인을 통과할 수 있도록 전략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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