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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북녘 '보현사 8각13층석탑등'으로 평화와 공존 발원

진우 스님은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마음의 안정'과 '세상의 화합'"이라면서 "고도로 발달한 AI 시대에 살아가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현대인의 마음은 더욱 각박해지고 고립감은 깊어만 간다"고 했다. 이어...

북녘 '보현사 8각13층석탑등'으로 평화와 공존 발원

22일 광화문 봉축탑점등식 봉행…사부대중 3,000여명 참석

내달 26일까지 불 밝혀…탑 양쪽 미륵보살반가사유상 배치

불기2570(2026)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에는 북녘의 국보 문화유산인 묘향산 보현사 팔각십삼층석탑을 선정해 탑등으로 만들어 전시했다. 점등 버튼을 누르는 내빈들

불기2570(2026)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에 봉축탑이 불을 밝혔다.

올해 봉축탑은 북녘의 국보 문화유산인 묘향산 보현사 팔각십삼층석탑을 선정해 탑등으로 만들어 전시했다. 연등회가 국가무형유산이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래 처음으로 북녘땅 문화유산을 선정했다. 남북 분담 80년이 지난 오늘, 남과 북은 여전히 갈라져 화합하고 공존하지 못하고 있다. 중도 지역의 전쟁으로 세계가 분열하고 갈등하며 생명을 앗아가는 피의 역사를 써가는 상황에서, 분단으로 늘 전쟁의 공포와 갈등과 분열로 하나의 민족이자 동일 문화를 가진 한반도의 남과 북이 서로를 받아들이고 함께하는 공존과 화합의 시대를 맞이하길 발원하는 뜻으로 보현사 팔각십삼층석탑을 봉축탑등으로 제작해 불을 밝힌 것이다.

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조계종이 남과 북의 갈등을 완화하고 화합과 공존의 시대를 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민족공동체추진본부가 주관해 8.15 법회를 개최하고, 고성 전망대를 찾아 금강산관광 사업 재개를 발원하는 금강산 가는 길 걷기 행사를 여는 등 남북의 평화와 화합을 발원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점등식 후 탑돌이를 하는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정동영 통일부장관,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참석 대중이 탑돌이를 하면서 남과북의 화합과 공존을 발원했다.

또한 탑등만이 아닌 남측의 국보 78호와 83호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모방한 가사유상등’을 탑등 좌우에 배치했다.

문화부장 성원 스님은 “남북이 분단된 지 8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하나의 민족이며, 동일한 문화를 공유한 우리들은 서로를 생각하고 그리워하며 결코 둘이 될 수 없으며 하루빨리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이고 함께하는 통일된 조국의 한겨레가 되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쟁과 다툼의 세상을 염려하며 세상의 평화와 인류의 평안이 이루어지길 사유하며 축원하여 주시기를 바라며 미륵보살상을 안치했다”면서 “석탑등은 이전에는 한가지 색상만으로 불을 밝혔지만, 올해는 생동감 있는 조명을 연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원 스님은 “석탑이 조성된 평화로운 시대를 시작으로 역사와 자연의 많은 시련과 재난을 거치면서도 꿋꿋이 오늘날까지 소중한 문화의 가치를 유지하며 이제 우리들의 찬란한 앞날을 당당히 밝혀주는 흐름을 조명불빛으로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점등식에서 축원을 올리는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

올해 봉축탑등의 원형인 평안북도 묘향산 보현사의 8각 13층 석탑은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우리 민족의 섬세한 미학이 집약된 문화유산이다. 8각 13층의 탑은 고려시대 석탑의 미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적으로 남측의 경천사지 십층석탑과 함께 고려 말기 석조 기술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다.

탑의 8각은 팔정도의 진리가 온 세상으로 팔방으로 힘차게 퍼져나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13층은 깨달음을 향해 정진하는 수행의 과정을 상징한다. 서로를 바라보는 반가사유상은 화합하고 상생해 나아갈 것을 염원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으로 인한 갈등과 분단의 아픔이 현존하고 있는 한반도에서 묘향산 보현사 8각 13층 석탑등의 불빛이 수묘(殊妙)한 향기로 온 세상에 퍼져 평화의 기운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연등회보존위원회는 “이 등을 마주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에는 '평안'이 깃들고, 이 세상이 '화합'의 길로 나아가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정등사를 하는 봉축위원장 진우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봉축위원장 진우 스님(조계종 총무원장)은 점등사를 통해 “마음의 안정과 세상의 화합‘을 강조했다.

진우 스님은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마음의 안정’과 ‘세상의 화합’”이라면서 “고도로 발달한 AI 시대에 살아가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현대인의 마음은 더욱 각박해지고 고립감은 깊어만 간다”고 했다.

이어 “지식은 넘쳐나되 지혜는 부족하고, 변화는 빠르되 온기는 식어가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면서 “이것이 우리 불교가 국민 한 분 한 분이 스스로 마음의 주인으로 살아가실 수 있도록 ‘대국민 선명상 보급’에 진력을 다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선명상’은 가장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마음 치유의 길이며,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던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는 순간의 시간이 거친 세파를 이겨낼 단단한 내면의 힘을 길러 불안을 치유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우 스님은 “오늘 우리가 밝히는 이 등불은 국난의 시기마다 민족의 등불이 되었던 ‘호국불교의 정신’을 잇고 있다”면서 “묘향산 보현사에서 승병을 일으켜 나라를 구했던 서산대사의 서원은 우리 민족의 가슴 속에 면면히 흐르고 있다”고 했다.

또한 스님은 “비록 지금은 남과 북의 불교계가 각각 제향을 올리고 있지만, 우리가 밝히는 이 자비의 빛은 휴전선을 넘어 묘향산의 보현사 팔각십삼층석탑까지 환히 비추는 ‘재회와 통일의 빛’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진우 스님은 “최근 우리 한국불교는 전통의 가치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청년들과 소통하는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힙(Hip)’하고 활기찬 불교의 행보는 단순히 겉모습의 변화가 아니라 이제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으로 향해야 한다. 불교계는 사회적 약자의 아픔을 보듬고 자비의 실천을 사명으로 삼아 정진하겠다”고 했다.

진우 스님은 “오늘 우리가 밝히는 등불은 나만 비추는 빛이 아니라 모두의 얼굴을 환히 비추는 ‘공존의 빛’”이라면서 “선거라는 민주주의의 축제가 분열의 상처를 남기지 않도록, 서로를 존중하고 포용하는 화쟁의 지혜를 발휘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갈등의 파도를 잠재우고 ‘대한민국’이라는 커다란 배가 화합의 바다로 나아갈 수 있도록 우리 불교가 앞장서서 기도하겠다”면서 “남과 북, 북과 남이 한마음으로 합장하는 그날을 발원하며, 이 등불이 세상의 모든 편견과 미움을 녹여내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축사하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축사를 통해 “얼마 전 광화문에서 열린 BTS의 아리랑이 전 세계에 울려퍼졌듯이 오늘 보현사 13층 석탑의 불빛이 남과 북을 고루 비추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20년 전 2005년 9월, 제16차 남북장관급회담 당시 묘향산 그 산자락에 서 있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면서 “이 묘향산의 향기가 평양을 넘어 베이징으로, 그리고 온 한반도로 퍼져나가 평화의 열매를 맺게 해달라”고 했다.

이어 “불교계 또한 호국(護國)의 상징 서산대사께서 남과 북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신뢰의 가교가 되어주셨다”면서 “비록 합동다례재의 온전한 봉행은 기다림의 영역으로 남아있습니다만, 그때 남과 북이 서로 주고받았던 추도사와 서신 속에 ‘우리는 본래 하나’라는 변치 않는 진리가 흐르고 있었다”고 했다.

정 장관은 “우리는 지금 잠시 멈춰 서 있다. 하지만 멈춤이 곧 포기는 아니다. 정부는 부처님의 '자리이타(自利利他)' 정신을 나침반 삼아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면서 “내가 이롭기 위해서 상대를 이롭게 하고, 상대를 위함으로써 나를 완성하는 그 지혜로운 자비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얼어붙은 땅 아래서도 물길은 흐르듯, 폐허가 된 남북관계 위에도 신뢰라는 벽돌을 하나하나 다시 쌓겠다”면서 “우리 아이들이 묘향산의 그윽한 향기를 맡으며 보현사 석탑을 자유롭게 마주할 수 있는 날, '한반도 평화공존'의 그날 새 아침을 반드시 열겠다.”고 강조했다.

축사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된 평안이 공동체로 퍼져나갈 때 우리는 비로소 화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면서 “갈등과 분열의 파고가 높은 지금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혐오나 배제가 아닌 서로를 보듬는 연민과 연대의 마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민과 연대의 마음이 바로 부처님께서 강조하신 동체대비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타인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여기며,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그 자비심을 서울시는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시정 철학으로 실천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가장 낮은 곳부터 온기를 채워 사회의 빈틈을 메워나가는 일이야말로 화합을 이루는 가장 단단한 토대라고 믿는다”면서 “‘마음은 다루기 어렵고 미묘하지만, 이를 잘 다스리는 사람이 곧 안락을 얻는다’라는 가르침이 있다”고 했다.

탑돌이를 하는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한 내빈들.

점등식에서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행사장에 들어섰다. 점등식은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에 이어 50여 명의 조계사 합창단이 ‘님이 오신날’을 부르며 점등을 축하했다. 점등식 후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정동영 장관과 오세훈 시장은 총무원장 진우 스님과 함께 탑돌이를 하면서 남북의 화합과 공존을 발원했다. 이날 연등회 프렌즈도 참여해 공연했다.

탑돌이를 하는 스님들.

봉축점등식에는 봉축위원장 진우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정동영 통일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명예원로의원 세민 스님, 원로의원 일면 대종사,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 봉국사 주지 현근 대종사, 봉축위원회 집행위원장 성웅 스님(조계종 총부부장) 등 총무원 부실국장 스님들과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일화 스님 등 산하기관장 스님들, 천태종 총무원장 덕수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능원 정사, 이헌승 국회정각회장, 김영배 국회정각회 부회장,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 정구창 공불련 회장, 총지종 통리원장 록경 정사, 조계종 전국비구니회장 광용 스님, 민추본본부장 성행 스님, 조계사 주지 담화 스님,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 방승용 민주평통 사무처장, 김도형 문체부 종무실장, 옥천암 주지 선조 스님, 호압사 주지 현민 스님이 참석했다. 또한 화게사 주지 우봉 스님, 학도안 주지 현무 스님, 청룡사 주지 진홍 스님, 진관사 주지 법해 스님, 소림사 주지 정관 스님, 김의정 전국여성불자회장, 하용수 포교사단 부단장, 이길수 대불청회장, 선민지 대불련 회장, 조계사와 봉은사 신도 등 사부대중 3,000여명이 참석했다.

연등회 프렌즈의 공연.

조계사합창단의 음성공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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