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이나 베를린, 베니스와 어깨를 겨룰 세계적인 경쟁 영화제로 도약할 수 있을까.”
6일 개막하는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처음으로 경쟁 부문을 도입했던 지난해. 29년간 비경쟁 영화제였던 BIFF의 변신에 영화계 안팎에선 여러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경쟁 체제 전환 2년째를 맞는 올해 제31회 BIFF는 빠르게 성과를 거두고 있다. 3월 세계 영화제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F)은 BIFF를 최고등급인 ‘A-리스트 영화제’로 선정했다. BIFF가 칸·베를린·베니스와 함께 FIAPF가 공인하는 세계 17개 주요 경쟁 영화제 반열에 오른 것이다. 게다가 올해부터 BIFF 경쟁 부문 대상작은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 출품 자격까지 얻으며 국제 영화계로서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 부국제 대상작, 오스카로
애니메이션 ‘긴긴밤’
‘그날의 태주’
‘빵과 책’
올해 BIFF에서 경쟁 부문 최고상인 ‘부산 어워드-대상’을 놓고 경쟁할 작품은 총 14편. 한국 작품으로는 동명의 유명 동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긴긴밤’, 신예인 임하연 감독의 ‘그날의 태주’, 공포영화 ‘면도’가 선정됐다. 이란 국민감독인 마지드 마지디의 ‘빵과 책’, 인도네시아 현대사를 응시하는 ‘바다에 새겨진 이름’, 대만의 가족 드라마 특장점을 살린 ‘평범하기 위하여’ 등 해외 기대작도 이름을 올렸다.
심사위원장으로는 중국의 장이머우(张艺谋) 감독이 위촉됐다. 장 감독은 데뷔작 ‘붉은 수수밭’(1987년)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뒤 ‘귀주 이야기’(1992년)와 ‘인생’(1994년), ‘책상 서랍 속의 동화’(1999년)로 베니스와 칸을 휩쓸었던 거장. 심사위원 6명엔 ‘다음 소희’(2022년)의 정주리 감독과 ‘박열’(2017년)에 출연했던 최희서 배우가 포함됐다.
‘부산 어워드-대상’을 받은 작품은 오스카도 진출한다. 5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규정을 개정해, 각국의 공식 출품작 외에도 아카데미가 지정한 6개 국제영화제 최고상 수상작에 별도의 출품 자격을 부여했다. 6개 영화제는 프랑스 칸과 독일 베를린, 이탈리아 베니스, 미 선댄스, 캐나다 토론토, 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다. 아시아 영화제 가운데 유일하다.
오스카 출품 자격을 획득하며 경쟁 부문 선정작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영화제는 ‘14편 체제’를 안정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정한석 BIFF 집행위원장은 “첫 해의 관심과 성과에 힘입어 올해 출품작들의 수준과 층위가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두터워졌다”면서도 “당장 경쟁부문 편수를 늘리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 사상 첫 애니메이션 특별전
BIFF가 처음으로 ‘애니메이션 특별전’을 연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BIFF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중국과 일본은 전체 영화 흥행 1위가 애니메이션이었던 점 등을 반영했다”며 “애니메이션의 ‘영원한 강국’인 일본 작품에 초첨을 맞춰, 국내 극장에서 체험할 기회가 거의 없던 작품들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특별전에선 13편의 장·단편이 소개된다. 일본 최초의 장편 컬러 애니메이션인 ‘백사전’(1958년)부터 ‘공각기동대’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초기작 ‘천사의 알’, ‘짱구는 못말려’로 유명한 유아사 마사아키의 장편 ‘마인드 게임’ 등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를 관통하는 작품들이 대거 포진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프랑스 애니메이션 개척자 폴 그리모(1905~1994)의 ‘왕과 새’도 상영된다. 1952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특별상을 받은 애니메이션으로, 미야자키 하야오와 봉준호 감독이 ‘인생 영화’로 손꼽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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